스포츠조선

QPR 구단주의 무한 애정, 박지성의 결단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7-15 17:32 | 최종수정 2013-07-16 08:01


박지성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컨벤션홀에서 열애설과 결혼에 대해 자신의 공식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박지성이 밝은미소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20/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의 '박지성 사랑'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지난해 7월 한국을 직접 방문, 맨유 소속이던 박지성의 마음을 움직였다. QPR의 밝은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단주의 애정 공세는 계속됐다. 박지성이 팀에 합류하자마자 원하는 등번호(7번)를 파악한 뒤 선수단 전체 등번호를 재조정했다. 또 마크 휴즈 전 감독에게 주장 후보로 박지성을 추천하기도 했다.

1년이 흘렀다. QPR은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새시즌을 보내야 한다. 박지성은 이적할 팀을 물색 중이다. QPR과의 계약이 1년 남아있지만, 구단주는 전혀 노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지성의 미래를 걱정했다. 이적할 팀을 알아봐주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승격한 카디프시티의 빈센트 탄 구단주에게 박지성을 추천했다. 두 구단주는 말레이시아 출신 사업가로 잘 아는 사이였다. 아쉽게도 말키 맥케이 카디프시티 감독의 거절로 임대 이적이 물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주의 애정은 15일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에어아시아 엑스 신규 취항' 행사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극찬이 이어졌다.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박지성은 '아시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왔다. A매치 100회와 맨유에서 210경기 이상 뛰었다. 많은 상도 수상했다.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어 "지난시즌 QPR은 힘든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축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우정을 다시 쌓을 수 있다. 14개월 동안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박지성)와 정을 쌓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구단주는 박지성을 특별 손님으로 소개했다. 모형 비행기도 선물했다. 모형 비행기에는 'THANK YOU CAPTAIN PARK(고마워요, 캡틴 박지성)'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박지성이 QPR에서 힘든 시즌을 잘 견뎌준 보답이었다. 무엇보다 박지성을 통한 아시아시장 사업 확대 성공에 대한 고마움도 포함된 선물이었다. 또 한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QPR에 잔류해달라'는 부탁의 의미였다. QPR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지성이 QPR의 프리미어리그 재진입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약속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지성도 부인하지 않는 부분이다. 최근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한 말에는 QPR의 잔류도 포함된다.

하지만 일단 잔류보다는 이적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연봉은 크게 중요치 않다. 규칙적인 출전 기회를 보장해줄 수 있는 팀을 찾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박지성의 이적을 담당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 에이전트 루카 바셰리니도 모습을 드러냈다. 바셰리니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박지성과 깊은 얘기를 나눴다. 박지성의 표정도 진지했다. 바셰리니는 박지성에게 다양한 이적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보였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바셰리니는 호텔에 남아 있었다. 항공 담당 국내외 언론사와의 그룹 인터뷰를 갖는 페르난데스 회장과 면담을 하기 위해서였다.

스포츠조선은 바셰리니와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박지성에 대해 물어보려고 하느냐"며 먼저 입을 열었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그는 "나는 선수의 어떤 정보도 얘기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포털사이트에 내 이름을 검색해봐도 나의 코멘트가 포함된 기사는 찾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셰리니는 박지성의 거취에 대한 한 가지 팁을 줬다. "모든 이적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유럽 이적시장은 40여일이 남았다. 긴 시간이다.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QPR 골키퍼 세자르를 예로 들었다. 바셰리니는 "아스널과 이적 협상을 펼치다 나폴리로 간 세자르의 경우를 볼 수 있듯이 미래는 단정지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바셰리니는 박지성의 K-리그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박지성이 지난달 20일 'JS파운데이션 재능학생 후원금 전달식'에서 밝혔던 대답과 같았다. 당시 박지성은 "(이적에) 모든 팀이 열려있다.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지를 남겨두었다. "모든 가능성에는 K-리그 진출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지성은 15일 부산에 머문 뒤 16일 오전 페르난데스 구단주의 전용기를 타고 영국으로 돌아간다.

부산=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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