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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국 축구, 홍명보 감독의 SNS 가이드라인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7-04 16:42 | 최종수정 2013-07-04 16:46



망가져도 너무 망가졌다.

한국 축구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신임 홍명보 A대표팀 감독도 발걸음이 무겁다. 하지만 한 번은 터져야 하는 곪을대로 곪은 사건이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어찌보면 시한폭탄이었다. 선을 지켜야 하지만 넘을 때가 많았다. 홍 감독도 동아시안컵(20일~28일)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입장정리를 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은 과연 어떤 그림일까. 홍 감독은 4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SNS에 대한 소신을 공개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이 거울이었다. 그는 "런던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선수들에게 SNS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대표팀 내부의 일이 SNS를 통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내린 조치였다"며 "나의 매뉴얼에 SNS는 없다"고 밝혔다. 런던올림픽 3~4위전 직후 라커룸 광경이 SNS에 올라간 것은 올림픽 경기를 마친 뒤여서 약속시간이 끝나 용인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A대표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소집 기간 동안 선수들의 SNS 사용에 제약을 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적 영역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침해하지 않을 예정이다. 홍 감독은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은 외로움을 달래려고 SNS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SNS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단 대표팀 소집 기간만큼은 대표팀 내부의 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윤석영(QPR) 등 유럽파들이 SNS를 통해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과 대립각을 세웠다. 기성용은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에 '리더는 묵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건 리더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최 감독을 겨냥했다는 의혹을 일으켰다. 윤석영은 3일 최 감독이 "O형은 성격은 좋지만 덜렁거리고 종종 집중력을 잃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혈액형이 O형인 수비수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윤석영은 4일 자신의 글이 문제가 되자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최 감독에게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홍 감독은 또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문제를 일으킬 때에는 먼저 설득에 나설 것이다. 선수 중에는 일일이 지적을 해야 하는 선수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깨닫는 선수도 있다"며 "계속 지적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면 팀을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자신의 철학을 담았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One Team, One Spirit, One Goal(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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