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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제' 박인비에게 배워야할 딱 두가지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3-07-03 18:20 | 최종수정 2013-07-04 07:37


박인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대세'가 됐다. 박인비는 올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뒀다. 여기에 3개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모두 휩쓸었다. 세계여자 골프계를 평정했다. 세계랭킹 1위, 상금랭킹 1위 등 모든 부문에 걸쳐 정상에 서 있다. '골프 여제'라는 수식어는 이제 당연하다.

무엇보다 박인비는 힘들이지 않는 편안한 스윙으로 이슈가 됐다. 마치 슬로우 비디오를 보는 듯 한 느린 백스윙, 클럽 헤드가 하늘로 뻗어 있는 백 스윙 톱, 코킹없는 스윙, 공을 끝까지 보지 않고 임팩트 직전 타킷을 바라보는 머리 회전 등 '교과서에 없는 스윙'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박인비 스윙을 놓고 아마추어 골퍼들이 따라 할 만 하다고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스윙이다. 느린 백스윙은 다운 스윙때 힘을 실을 수 없다. 따라서 비거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 실제로 박인비는 LPGA 투어 선수 중 드라이버샷이 길지 않다. 짧은 백스윙과 코킹 없는 스윙, 고정되지 않는 머리 등으로 인해 자칫 샷이 우측으로 밀릴 수 있다. '푸시샷'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인비 역시 한동안 공이 오른쪽으로 밀리는 푸시샷으로 슬럼프를 겪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훈련으로 극복했다. 따라서 아마추어 골퍼들이 쉽게 따라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골퍼들이 박인비에게 배울만한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

바로 퍼팅과 멘탈이다. 박인비가 최고의 성적을 낸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퍼팅이다. 박인비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준 청야니(대만)가 "박인비에게 4m 퍼팅이 남았으면 컨시드(일명 오케이)를 줘도 된다"고 말할 정도. 올 시즌 박인비의 라운드당 평균퍼팅 수는 28.43개로 전체 1위다. 온 그린 시 퍼팅 수 역시 1.702개로 1위다. 박인비는 자신의 퍼팅 비결에 대해 "솔직히 특별한 게 없다. 그냥 감각적으로 칠 뿐"이라고 말한다. 박인비는 퍼팅 거리를 재지 않는다. 손의 감각으로 한다. 그러나 배울 점은 분명 있다. 일단 퍼팅 스트로크때 손목이 꺾이는 걸 방지 하기 위해 박인비는 왼손을 오른손 아래로 내려잡는 '크로스 핸디드 그립(역그립)'을 쓴다. 이 그립을 하면 손목 움직임이 억제돼 방향성이 좋아진다. 그립은 약하고 부드럽게 잡는다. 가장 센 그립의 강도를 10으로 친다면 2 또는 3 정도의 힘만 준다. 가장 핵심 포인트는 백스윙 때 헤드가 지면에 닿을 정도로 최대한 낮추는 것. 이렇게 하면 스트로크가 빠르지 않고 부드러워진다. 또 정타를 칠 확률이 높아진다.

두번째는 박인비의 멘탈이다. 박인비는 US여자오픈 우승 직후 미국 TV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사람이다. 긴장하고 떨린다. 하지만 골프 코스에 서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있었다. 프로 선수다 보니 멘탈 트레이너도 있다. 무엇보다 박인비는 연습 라운드때도 실전처럼 임한다. 연습과 실전을 크게 구분하지 않는다. 그 만큼 집중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또하나는 '내기'다. 박인비는 동료나 친구와 연습 라운드를 할때도 꼭 내기를 한다. 친한 후배인 유소연(23)은 "인비 언니와 연습할때 10달러 내기를 꼭 한다. 연습 라운드때도 돈을 많이 따간다"고 말했다. 큰 돈을 걸면 도박이 된다. 하지만 작은 금액으로 내기를 하면 집중력을 높이는데는 도움이 된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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