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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인천과 포항의 K-리그 15라운드가 열린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두 팀은 '동상이몽'을 꿨다. 전반기를 3위로 마치며 시민구단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천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위기를 맞았다. 26일 열린 성남전 패배로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전이 고비였다. 시즌 처음으로 연패에 빠진다면 선두권에서 밀려난다. 반면 포항은 인천전 승리로 선두 체제를 공고히 할 계획을 세웠다. 천적 관계도 존재했다. 포항은 2010년 6월 6일 이후 8경기 동안 인천전 무패행진(4승4무)를 달리고 있다. 포항은 기분 좋은 징크스의 연속성을, 인천은 올시즌 팀에 찾아온 첫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서로를 제물로 삼아야 했다.
포항의 라커룸은 들뜬 분위기였다. A매치 휴식기로 재충전을 완료했다. 28일만에 나서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은 워밍업을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하던대로 하는게 중요하다. 날씨가 더운게 변수지만 휴식기동안 훈련한 것을 점검하는 경기가 될 것이다"며 여유를 보였다. 한 가지 걱정은 있었다. "14라운드를 보니 휴식기를 마치고 치른 첫 경기라 그런지 골이 많이 나왔다. 우리도 빨리 안정감을 찾는게 중요할 것 같다. 공수 전환 속도에 신경쓰겠다." 황 감독은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속에서 경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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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3년 만에 포항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안방에서 2대1로 승리를 거두며 포항에 올시즌 두 번째 패배와, 첫 원정 패배를 안겼다. 동시에 인천(승점 26·7승5무3패)은 리그 선두인 포항(승점 29·8승5무2패)과의 격차를 3점으로 좁히며 선두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위기를 넘긴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한 가지 얘기를 털어놨다. "원래 선수단에 화를 거의 안내는 편인데 성남전이 끝난 이후 단단히 혼을 냈다. 0대6이든 0대7로 지든 선수들이 포기하지만 않으면 괜찮다. 하지만 성남전에서는 선수들이 포기한 모습을 보였다. 대패를 잊기 위해 선수들이 독기가 바짝 올랐을 것이다."
경기전 황 감독도 인천의 이런 상황을 미리 예견했다. "인천 선수들이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을 것이다. 포항 선수들이 상대의 정신상태를 역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인천의 바짝 오른 독기에 포항은 무너졌다. 황 감독은 "노병준을 교체하는 바람에 공격에 공백이 생겼다. 볼을 쉽게 잃으면서 경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지 못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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