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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오랫동안 기다려주신 홈 팬들에게 바친 승리다."
경기를 마친 최 감독은 "경기장에 들어섰을 때 마음이 편했다. '봉동 체질이구나'라고 느꼈다"며 웃었다. 전반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그는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후반 12분 케빈의 두 번째 골이 터져도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최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 시점은 후반 25분 이동국의 세 번째골이 터진 뒤였다. 최 감독은 "전반에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하니 소극적이었다. 2-0이 가장 위험한 스코어다. 세 번째 골이 들어갔을 때 승리를 확신했다. 이동국이 넣어서 기뻤다. 심각한 편애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러나 수비진으로부터 공격수로 한 번에 연결되는 '뻥 축구'는 여전했다. 후반에 패싱력이 살아났지만 미드필드 플레이의 실종, 수비 조직력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최 감독은 "오늘은 경기력이나 경기 운영보다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보려고 했다. 투혼을 발휘해줘서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희망찬 미래도 엿봤다. "김정우 서상민 정 혁 등 미드필드들이 돌아오면 전북다운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비도 재정비해야 한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다."
전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