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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의 두 사령탑, 김봉길 인천 감독(47)과 박경훈 제주 감독(52)이 흥미로운 외출을 한다. 감독옷을 벗고 오랜만에 코치로 벤치에 앉는다.
주제는 '올스타전', 그 중에서도 '팀 클래식'의 지휘봉을 잡게된 최용수 감독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다. 박 감독이 김 감독에게 먼저 웃으며 말을 건넸다. "우리가 최용수 감독을 잘 모시자." 오랜만에 코치로 복귀하는 만큼 감회가 새로웠나보다. 박 감독은 "뉴스를 보고 코치가 된 걸 알았다. 한웅수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이 K-리그 팀 감독들이 함께 코치로 벤치에 앉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호곤 감독님을 모신 뒤 오랜만에 (최용수) 감독님을 모시게 됐다. 올스타전에서 꼭 이기도록 하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박 감독은 부산과 올림픽대표팀에서 김호곤 감독을 보좌한 경험이 있다. 박 감독의 사연(?)을 전해들은 김 감독이 맞장구를 쳤다. "나도 코치 선정 얘기를 듣고 최용수 감독에게 전화했다. '코치로 뽑아줘서 고맙다'고 얘기했더니 '자기가 잘 모시겠다'고 하더라." 두 감독, 아니 올스타전의 두 코치는 일찌감치 역할 분담도 했다. 김 감독은 "내가 코치 중에 막내다. 선수들 워밍업은 내 담당이다"라고 했다. 평소 말끔한 정장 혹은 군복으로 그라운드에 등장하는 박 감독은 코치 신분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에는 코치니깐,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가야 겠다."
두 코치의 대화는 최 감독의 성향(?)을 얘기하던 중 웃음꽃을 피우며 마무리됐다. "최용수 감독은 선배를 코치로 잘 두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젊은 감독 아래 나이 많은 수석 코치들이 있는데 최 감독은 유럽 스타일인가봐." 박 감독이 지난시즌 박태하 전 서울 코치(45)를 두고 한 얘기다. 올스타전에서도 '막내' 최 감독은 축구계 선배인 박 감독과 연세대 선배인 김 감독을 코치로 두게 됐다. 김 감독이 한마디 거들었다. "용수가 연상을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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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