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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K-리그 클래식 잔여 12라운드 전남전을 앞두고 열린 FC서울 기자회견에서 수비수 최효진은 말했다. "전남은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낮다. 나도 어렸을 때 상암에서 경기하면 위압감때문에 어렵게 경기했던 경험이 있다. 강하게 압박하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센터백 김주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전남유치원'이라고 하던데, 젊은 팀답게, 뛰는 양이 많고 패기가 좋다. 그런데 서울 홈에선 후반전이 되면 원정팀이 지치는 경향을 많이 보인다. 우리팀엔 경험 있는 형들도 많다."
하 감독은 서울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평상심'을 주문했다. "특별히 주문할 것은 없다. 하던대로 똑같이 하면 된다." 무패를 달린 선수들 사이에는 이미 "자신 있다" "지지 않는다" "해볼 만하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돼있다. 사기충천한 선수들에게 굳이 부담감을 얹어줄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자만심을 경계했고, 팀플레이를 재차 강조했다. "우리는 자만할 수 있는 팀이 아니다. 한선수라도 튀려고 하면 안된다. 우리는 부족하다. 한선수라도 이탈해선 안된다. 전선수가 하나의 팀이 되어야만 이길 수 있다."
젊은 전남의 무패 비결은 자발적이고 끈끈한 팀 컬러다. 하 감독은 "우리는 쉽게 이기지도 않지만, 쉽게 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임종은 정준연 홍진기 등 수비라인이 후방에서 목숨을 걸고 달린다. 이종호 전현철 심동운 박준태 이현승 등 최연소 공격라인 역시 끈끈하다. 빠르고, 많이 뛴다. "수비가 저렇게 막아주는데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 필사적으로 달린다. 무득점에 그친 날이면 스스로 미팅을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 전남의 12골을 분석해보면 팀컬러가 나온다. 전현철, 심동운이 각 3골, 이종호 2골, 박준태, 이현승, 웨슬리, 홍진기가 각 1골이다. 화려함 대신 팀워크와 배려로 골을 빚어낸다. 도움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기회를 만들어준다. 절대적인 공격루트는 없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득점왕 출신인 23세 이하 선수들은 가능성이 충만하다. 언제든 누구든 골을 넣을 수 있다.
서울전을 앞두고도 하 감독은 선수들을 향한 절대 신뢰를 표했다. "서울은 홈에서 강하다. 점유율도 높고 슈팅도 20개 이상 날린다. 그렇다고 우리선수들이 겁먹을 아이들이 아니다. 나 역시 그렇다. 골을 먹을 때 먹더라도, 꽁무니 빼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한 파이팅을 독려했다. "책임은 내가 진다. 치열하게 치고받고 골을 먹더라도 당당하게 후회없이 먹어라."
거침없는 전남의 9경기 연속무패 도전이 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