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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FC 페트코비치 감독의 3가지 '워너비 철학'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5-30 11:37 | 최종수정 2013-05-30 11:40



경남FC의 새 사령탑 페트코비치 감독(68)의 '워너비(wanna be)' 지도 철학이 눈길을 끈다.

'워너비'란 80년대 미국 팝스타 마돈나를 따라하는 여성들에 대해 뉴스위크지에서 '마돈나 워너비'라는 표현을 쓰면서 생겨난 말이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29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가진 경남 선수단과의 상견례에서 '워너비'라는 영문 표현을 활용한 특별한 인사말을 건넸다.

"나는 여러분에게 이런 사람이고 싶다"면서 말문을 연 그는 "때로는 아버지이고 싶고(wanna be a father), 때로는 친구이고 싶고(wanna be a friend), 때로는 여자친구고 싶다(wanna be a girl friend)"고 나지막히 말했다. 그리고 "하지만 나쁜 생각을 하는 선수가 있다면 경찰이 되어 무섭게 잡아낼 것이다"며 장난스런 미소를 지었다.

페트코비치 감독이 밝힌 '세가지 워너비'는 평소 그가 지도자로서 철칙처럼 지키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특정 선수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선수 개인의 장단점을 공개 표현하는 것은 팀 단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동시에 '다섯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속담처럼 선수 모두를 '아버지의 심정'으로 똑같이 아끼겠다는 다짐의 표현이기도 하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이미 기꺼이 선수들의 친구가 될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구단에서 제공하는 아파트 입주를 거부한 채 함안군에 있는 선수단 숙소의 '4평 남짓한 방'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선수들을 파악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여가 시간에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변함 없이 선수들과 '친구처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의 '워너비 여자친구' 철학은 전날 호텔에서 구단 직원과 나눈 대화에서 잘 드러났다. 1997년 유고 슬라비아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했던 페트코비치 감독은 미야토비치, 수케르, 보반 등 당대 절정의 축구 스타들을 한데 묶어 내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엄한 규율로 그들을 이끌수 있었겠는가? 여자친구 같이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대한 것이 정답이었다"고 털어놨다. 카멜레온을 자처하며 선수에게로 다가가겠다는 페트코비치 감독. 그의 말과 행동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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