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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팬들은 '골 잔치'에 환호했다.
그런데 13라운드에 열린 경기 시간을 살펴보자. 7경기 모두 햇볕이 가장 뜨거웠던 오후 2시부터 4시 사이에 열렸다. 지열로 데워진 그라운드에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였다. 선수들의 경기력을 고려해 저녁 시간대로 옮겨 경기를 치를 수는 없었을까.
딜레마가 존재한다. 프로축구연맹은 동절기와 하절기로 나눠 경기시간을 정한다. 6월 말까지인 동절기에는 오후 2~4시 사이에 경기를 개최하기로 구단과 합의했다.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변경은 힘들다.
사실 연맹은 많은 노력을 했다. 연맹은 시간대를 조정, 27일까지 케이블, ITV, 지역 민방,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98%의 경기를 중계할 수 있게 했다. 이젠 "중계 좀 해주세요"라는 팬들의 볼멘소리가 없어졌다. 연맹 관계자는 "많은 매개체를 통한 노출 확대는 훗날 K-리그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을 때를 대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맹의 노력에도 더운 날씨 탓에 선수들의 경기력은 떨어지고 있다. 골만 많이 난다고 해서 팬들은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 관전 환경과 좋은 경기력이 동반돼야 한다. 팬 확충은 연맹과 구단 관계자들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계 확보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A구단 관계자는 "축구계가 '팬이 먼저냐, 중계가 먼저냐'의 딜레마의 빠져있다. 상황이 너무 열악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해답은 하나다. K-리그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선수들의 경기력도 보장되면서, 팬들도 많이 모을 수 있는 시간에 방송사가 서로 중계를 하겠다고 다투는 그런 K-리그를 보고싶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