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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골9도움? '지메시'지소연 괴력의 비밀은?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5-20 16:31 | 최종수정 2013-05-21 08:37


◇지소연. 사진출처=고베 아이낙 구단 홈페이지

'지메시' 지소연(22)은 올시즌을 앞두고 고베 아이낙의 10번을 꿰찼다. 2011년 9번, 2012년 7번에 이어 3년만에 그토록 꿈꾸던 10번을 달았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팀에서 10번이야. 내가 원하던 번호야'라는 글로 만족감을 표했다.

에이스의 번호 10번을 꿰찬 올시즌, 기분좋은 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18일 일본 오카야마현 간코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여자축구 나데시코리그 9라운드 FC기비국제대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쏘아올렸다. 팀의 6대0 대승, 리그 9연승을 이끌었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14분, 후반 4분 잇달아 전매특허인 오른발 중거리포가 작렬했다. 추가시간, 상대 진영에서 시작된 단독질주는 '왜 지메시인가'에 대한 대답이 됐다. 폭발적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 2명을 한꺼번에 벗겨냈다. 빛의 속도로 문전 쇄도한 후 골키퍼를 따돌리는 완벽하고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일본 중계진은 "대단하다! 지소연 단독 드리블, 수비를 다 따돌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리그 데뷔 첫해인 2011년 8골6도움으로 맹활약했던 지소연은 2년차인 지난해 정규리그 4골7도움을 기록했다. 연말 시상식에선 일본리그 '베스트 미드필더'로 선정됐다. 초호화군단 고베 아이낙의 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3년차인 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 9경기에서 벌써 6골9도움째다. 지난 2년의 공격포인트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일본대표팀 공격수 오노 시노부가 프랑스 올림피크 리옹으로 이적했다. 10번을 달았던 오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뉴 10번' 지소연이 맹활약하고 있다. 한국대표팀에서 활약해온 원톱 자리는 아니지만, 많은 활동량으로 골찬스를 놓치지 않고 있다. 9경기에서 공격포인트 15개를 기록한 괴력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골찬스가 날 때마다 위로 올라간다. 골 욕심을 내고 있다, 3년차인 만큼 이제 동료들의 스타일도 속속들이 다 안다"고 말했다.

3년차답게 완전히 팀에 녹아들었다. 룸메이트이자 절친인 '나호언니' 가와스미 나호미(28)와의 완벽한 호흡도 승승장구의 비결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다. 지소연이 일본어로 말하면 가와스미가 한국어로 답한다. 동계휴가 땐 지소연이 '나호언니'를 한국집으로 초대했다. 지소연은 FC기비국제대와의 경기에서도 가와스미의 4번째골을 도왔다. 경기후 방송 인터뷰에도 함께 응했다. "10번의 부담감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소연이 '나호언니'를 쳐다봤다. "어려워"라며 SOS를 청했다. 지소연이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답하자, 가와스미가 완벽하게 통역했다.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소연의 꿈은 유럽 빅리그다. 2년전 고베 아이낙의 우승기념 투어로 바르셀로나 연수를 다녀왔다. 메시, 이니에스타의 훈련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지난해 말 올림피크 리옹과의 클럽대항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확실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한국여자축구의 자존심' 지소연은 꿈은 멈추지 않는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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