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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박지성(32)이 굴욕의 시즌을 마무리했다.
개인 기록을 떠나 올시즌 유독 굴욕적인 사건이 많았다. 가장 먼저 주장 박탈 사건이 있었다. 맨유에서 QPR로 둥지를 옮길 때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찼다. 마크 휴즈 감독의 신뢰가 두터웠다. 맨유에서 7시즌간 뛴 풍부한 경험으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이끌어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QPR 선수들은 제각각이었다. 경기장 밖에선 서로를 헐뜯었다. 당연히 그라운드 안에선 조직력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런데 1월 초 해리 레드냅 감독이 부임하면서 박지성은 주장직을 박탈당했다. 클린트 힐에게 주장의 임무가 넘어갔다. 당시 박지성은 "(주장 교체는) 감독의 결정이다. 감독의 결정을 존중한다. 개의치 않는다. 나는 우리 팀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덤덤했지만, 자존심은 심하게 구겨졌다.
홈 팬들에게는 야유도 받았다. 박지성은 부상을 딛고 1월 돌아왔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1월 27일 3부 리그 밀턴 케인스 돈스와의 FA컵 32강전 때였다. 박지성이 후반 22분 교체될 때 야유를 받았다. 팬들은 3부 리그 팀에 압도적으로 밀린 실망감을 박지성에게 쏟아냈다. 박지성이 2005년 EPL 입성 이후 홈 팬들에게 야유를 받아보긴 처음이었다. 30일 맨시티전에서 교체출전할 때도 팬들은 '우~'하며 야유를 보냈다.
이제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지성은 EPL에 남느냐, 떠나느냐를 두고 고민 중이다. 현재 토론토, 밴쿠버 등 미국 메이저리그사커와 중동 등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또 유럽에서도 박지성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부 리그 카디프시티와 프랑스 AS모나코에서 구애를 펼치고 있다. 카디프시티에서는 구단주가 박지성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