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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위건은 전형적인 EPL의 중하위권 클럽이다. 위건은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인 데이비드 윌런의 투자로 2005~2006시즌 처음으로 EPL 무대에 승격했다. 입성 첫 시즌에 10위를 차지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위건의 이 후 EPL 이야기는 강등과의 싸움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매년 힘겨운 사투를 벌이던 위건은 후반기만 되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팬들은 7시즌 연속 잔류에 성공한 위건에게 '잔류왕' '생존왕'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당연히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도 전무하다. 2005~2006시즌 리그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FA컵 우승이 값질 수 밖에 없다.
결승골을 넣은 왓슨의 스토리에도 눈길이 간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위건 감독은 후반 36분 조르디 고메스를 빼고 투입한 왓슨을 투입했다. 위건의 주축 미드필더였던 왓슨은 올시즌 부상으로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왓슨은 지난해 11월 리버풀과의 경기 도중 오른쪽 다리에 골절상을 입어 6개월 가까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달 초 웨스트브롬위치와의 경기를 통해 복귀를 신고한 왓슨은 결승전 결승골로 시즌을 통째 날린 아쉬움을 털어냈다.
잔류왕에서 FA컵의 제왕으로 떠오른 위건이 과연 극적인 EPL 잔류까지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