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포항, 황선홍이 그리는 새로운 그림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5-07 07:52


◇황선홍 감독.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눈은 미래를 향해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년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은 가슴 한 켠에 묻어뒀다. ACL의 아쉬움은 여전하지만, 2013년 K-리그 클래식과 FA컵이라는 기회가 남아 있다. 황 감독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계산으로 허전한 마음을 달랠 계획이다.

최근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 ACL 본선 탈락과 성남전 전까지 이어진 무승 흐름은 거듭되는 일정으로 인한 스쿼드의 부담감 가중과 관련이 있다. 시즌 초 부상으로 빠진 유창현 김태수의 복귀가 요원한 가운데 최근엔 골키퍼 신화용과 공격수 고무열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황 감독은 "(신화용 고무열이) 진단 결과 큰 부상은 아니다. 1주일 정도 쉬면 될 것 같다"면서도 "당분간은 좀 쉬게 한 뒤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고비는 넘겼는데 시즌 초반이라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반기 화두가 '쇄국축구'였다면, 후반기에는 제2~3의 스쿼드 정비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다. ACL 탈락 뒤부터 외국인 선수 보강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방침이 확고한 구단이 쉽게 움직일 지 미지수다. 당장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황 감독은 "5월 일정만 잘 넘기면 숨통이 트일 듯 하다"며 "앞으로 B~C 플랜 정비에 심혈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밝혔다. 승부처에 내놓을 만한 필승카드를 찾기 쉽지 않다는 부담감은 여전하다. 선수들의 힘을 믿고 있다. "선수들이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이겨낸다면 그것으로 다행이다." 새로운 실험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황 감독은 "딱히 뭔가를 바꾼다는 생갭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두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황 감독은 성남전 승리로 반전시킨 분위기를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부상과 경고누적(이명주)으로 옅어진 스쿼드에도 불구하고 성남을 꺾으면서 선두 자리를 지켰고,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전 패배로 당한 ACL 2년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도 달랬다. 그는 "어려운 경기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승리를 거뒀다. 주중 FA컵(숭실대), 부산과의 클래식 11라운드를 마치면 좀 여유가 생길 것"이라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을 곱씹고 있는 포항이다. 황선홍과 포항 선수단의 새로운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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