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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몸값을 자랑하는 선수들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뛰고 또 뛰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너무 조용하다'고 했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응원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특히 호날두가 침묵한 것은 아쉬웠다. 호날두는 허벅지 부상으로 주말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마드리드 더비'에 출전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에이스' 호날두의 컨디션 회복을 위해 사활을 걸었지만, 역시 정상적인 몸놀림이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든 골을 만들어내는 그만의 결정력이 결정적인 순간 침묵했다. 호날두는 빠른 발을 이용해 도르트문트의 뒷공간을 흔들었지만, 득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비록 2실점을 했지만 도르트문트의 영리한 수비는 돋보였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지략이 빛이 났다고 하는게 더 좋은 표현일 듯 하다. 도르트문트는 영리하게 경기를 운영하며 1차전 대승의 우위를 확실히 노렸다. 경기 초반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주지 않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도르트문트는 뒤로 물러서지 않고 중원에서 강하게 맞받아쳤다. 특히 호날두를 묶기 위한 수비형 미드필더 귄도관과 벤더의 역할이 돋보였다. 중앙 수비수 수보티치와 훔멜스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뚫어내며 바로 커버플레이에 들어갔다. 호날두에게 공간 자체를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오프사이드 전략을 쓰며 마음 급한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들의 맥을 끊는데 성공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에만 5개의 오프사이드를 범하며 스스로 자멸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