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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카디프시티 스타디움은 '천국과 지옥'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4-28 16:07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는 우승 기념품으로 넘쳐났다. 카디프시티 팬들이 경기 전 우승기념품을 구경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카디프(영국)=이종원 통신원

그 처지가 극명하게 달랐다. 홈팬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원정팬들은 얼굴이 굳어있었다. 2012~2013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45라운드 카디프시티와 볼턴의 45라운드 경기가 열린 27일 밤(한국시각)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은 '천국과 지옥'이 함께 있었다.

홈팀을 응원하는 카디프시티팬들은 여유가 넘쳤다. 이미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했다.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권도 따냈다. 카디프 시내 곳곳에서 우승과 승격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경기장 내부는 축제 분위기였다. 이번 시즌 카디프시티의 마지막 홈경기였다. 팬들은 공식 응원가 중 하나인 비틀즈의 '헤이 쥬드(Hey Jude)'를 부르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장내 아나운서는

"오늘은 우리의 파티(Our party toda)"라고 소리질렀다. 선수단 입장 시간이 됐다. 볼턴 선수들이 먼저 경기장으로 나갔다. 후에 카디프시티 선수들이 등장했다. 볼턴 선수들은 박수를 치며 우승을 축하했다. 홈팬들은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ahmpion)'을 부르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카디프시티 팬들은 이날 경기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전반 18분 크리스 이글스에게 선제골을 먹어도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내내 노래를 부르면서 즐겼다. 후반 23분 크레이그 누네가 프리킥 동점골을 넣자 경기장이 떠날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팬들은 연신 맥주를 부딪히며 웃음지었다. 경기 후에도 축제 분위기는 이어졌다. 카디프시티의 전 구단주였던 샘 하맘(Sam Hammam)이 직접 우승 트로피를 선수단에 전달했다. 선수단은 트로피를 든채 2만 6000명 홈팬들과 함께 만세를 부르는 등 우승 세리머니를 즐겼다.


볼턴 팬들이 경기장 내에서 연기를 피우면서 응원에 나섰다. 카디프(영국)=이종원 통신원
반면 볼턴 팬들은 결연했다. 볼턴은 6위 안에 들어야만 했다. 챔피언십 1,2위는 EPL에 직행한다. 3~6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러 한 장 남은 EPL행 티켓의 주인공을 가린다. 볼턴으로서는 카디프시티 원정에서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볼턴 팬들은 90분 내내 서서 응원했다. 일부 팬들은 슈퍼맨이나 캡틴 아메리카 등 슈퍼 히어로로 분창한 모습이었다. 슈퍼 히어로들의 힘을 빌려서라도 볼턴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란다는 응원의 표시였다. 무리한 행동도 있었다. 한 팬은 불꽃탄을 터뜨렸다. 연기가 자욱했다. 진행요원들이 달려가 그 팬을 제지하고 연기를 끄는 해프닝도 연출됐다. 경기가 1대1로 끝나자 볼턴 팬들은 다소 실망한 모습이 역력했다. 볼턴은 무승부를 거두면서 승점 67점(18승13무14패)으로 6위 수성에 만족했다. 현재 볼턴은 7위 노팅엄 포레스트와 승점(67점)에선 동률이다. 골득실차(볼턴 +8, 노팅엄 +5)에서 앞섰다. 5위 크리스털 팰리스의 승점은 68점이다. 사정권이다. 볼턴은 다음달 4일 홈에서 블랙풀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카디프(영국)=이종원 통신원 leej727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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