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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컸던 ACL' 전북-포항 K-리그서 '힐링'할까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4-25 16:55 | 최종수정 2013-04-26 12:25


무앙통전에서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이동국. 사진제공=전북 현대

전북 현대에게는 '상처가 큰' 승리였다. 포항 스틸러스는 시즌 무패 행진에 마침표을 찍었다.

K-리그 클래식 9라운드에서 맞대결을 앞둔 전북과 포항이 주중에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에서 상처를 크게 받았다. 이제는 '힐링'을 할 차례다.

전북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CL 5차전에서 무앙통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대0 완승을 거뒀지만 환하게 웃지 못했다. 같은날 열린 우라와 레즈-광저우 헝다전에서 우라와가 3대2로 승리를 거두며 전북의 16강 진출 확정이 미뤄졌다. 우라와전에서 광저우가 이겼다면 모든 고민이 해결될 수 있었다. 계속 전북의 발목을 잡는 광저우가 밉기만 하지만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은 "광저우전에서 총력전으로 승점 3점을 따내겠다"며 16강 진출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경기를 생각하니 한숨이 푹푹 나올 수 밖에 없다. 전북은 27일 포항과의 클래식 9라운드를 시작으로 3~4일 간격으로 총 3경기를 치른다. 3경기 모두 전력투구를 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현실이 여의치 못하다. 전북은 포항전을 치른 뒤 다음달 1일 광저우 원정경기를 치른다.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는 최종전이다. 정예 멤버를 모두 투입해야 한다. 광저우전을 치르고 2일 한국으로 돌아오면 3일 뒤 FC서울을 안방에서 상대한다. 선수층이 두꺼운 전북이지만 무리한 일정과 잇따른 부상에 서서히 더블 스쿼드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포항전을 먼저 생각해보자. 주전 멤버를 풀가동하기가 쉽지 않다. 주전 선수들이 무앙통전에서 대거 부상했다. 중앙 수비수 정인환은 코뼈를 다쳤다. 김정우는 종아리 근육에 문제가 생겼다. 박원재는 눈 위 부위가 찢어졌다. 정 혁은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한다.

주전 중 4명이 부상과 징계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다행히 무앙통전 하루 뒤 가진 정밀검진에서 정인환과 박원재의 부상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정인환은 코뼈에 금이 갔다. 전북 관계자는 "팀 닥터가 정인환과 박원재는 출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김정우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 무리하게 출전을 했다가 탈이 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정인환과 김정우를 무리하게 출전시켰다가 광저우전에 기용하지 못한다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파비오 감독의 운영의 묘가 필요한 경기다.

먹구름이 낀 가운데서도 희망은 존재한다. 정규리그에서 한 달 가까이 득점포를 올리지 못했던 이동국이 무앙통전에서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하며 오랜만에 골맛을 봤다. 포항전을 앞두고 득점 감각의 예열을 마쳤다. 역대 최단기간 60-60클럽(60골-60도움)에 1도움만 남겨둔 에닝요의 킥 감각도 매섭다. 5경기 연속골을 넣다 인천전에서 득점포가 침묵해던 그는 무앙통전에서 골과 다름없는 도움을 올리며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렸다.


◇황진성이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히로시마와의 2013년 ACL G조 4차전에서 드리블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올시즌 무패행진을 달리던 선두 포항은 23일 베이징과의 ACL 경기에서 패배를 기록하며 무패행진이 깨졌다.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 군단'으로 나서고 있는 포항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패스 플레이와 강력한 압박이 최대 강점이다. 어디까지나 체력이 동반될 때 가능한 플레이다. 포항은 중국 원정을 다녀와 체력점 부담이 크다. 실질적인 경기 준비 시간은 단 이틀이다. 주전 멤버에 변화 없이 경기를 치르다 시즌 처음으로 패배를 맛봤다. 선수단 사기 저하도 걱정거리다. 포항에 찾아온 첫 번째 고비다. 그러나 위기 상황을 잘 넘긴다면 포항의 '토종 축구'는 더 견고해질 수 있다.

두 팀 모두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거둔 다면 분명 1승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전북과 포항이 그려갈 '힐링 매치'가 클래식 9라운드 최대 관전포인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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