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K-리그 클래식 8라운드 전남-부산전(2대2 무) 전반 26분, 부산 미드필더 박종우(24)의 짜릿한 킬패스가 작렬했다. 상대 수비의 빈공간을 놓치지 않았다. 특유의 스피드를 살려 문전 쇄도하던 임상협(25)의 발끝에 걸려든 공은 여지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임상협의 시즌 4호골, 박종우의 3호 도움이었다.
올해 프로 4년차를 맞는 박종우는 지난해 3골5도움을 기록했다. 프로 입성 후 최다 공격포인트다. 런던올림픽 '독도 세리머니' 이후 마음고생을 했지만, 이제 박종우를 모르는 축구팬은 없다.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자신감 있게 시작한 올 시즌,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훨씬 빠르다. '절친 선배' 임상협의 '부활' 페이스와 궤를 같이 한다. 임상협은 14일 수원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심지어 멀티골이다. 지난 2011년 전북에서 부산으로 이적한 후 34경기에서 10골2도움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고질적인 발목부상 속에 혹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39경기에서 3골1도움에 그쳤다.
올시즌은 선후배가 '윈-윈'이다. 든든한 후배가 뒤에서 킬패스를 찔러주고, '택배' 크로스를 올려준다. 믿음직한 선배는 맘먹고 넣은 패스를 앞에서 골로 살려준다. 8라운드 현재, 임상협은 득점 2위, 박종우는 도움 2위다.
임상협은 후배 박종우에 대한 질문에 싱긋 미소부터 지었다. "워낙 오래 전부터 발을 맞춰왔다. 우린 사실 서로 많은 말을 나누지도 않는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다." '도움맨' 박종우의 대답 역시 다르지 않았다. "서로 바라보는 곳이 같았던 것같다. 팀을 위해 뛰다보면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데, 그때마다 상협이형이 좋은 움직임을 해줬다. 골로 연결시켜준 상협이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서로를 훤히 아는 만큼, 골 비결도 따로 없다. '이심전심'이다. 박종우는 "둘다 말이 많은 편은 아니다. 서로 원하는 걸 알다 보니 중요한 순간에 느낌으로 아는 것같다"며 웃었다.
'임-박 라인'의 활약에 힘입어 부산은 4월 성남 울산 수원 전남을 상대로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를 달렸다. 리그 6위로 뛰어올랐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