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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깜짝 득점 1위' 박종찬 이야기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4-08 10:32 | 최종수정 2013-04-08 10:32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득점왕 구도는 일찌감치 이근호(상주)와 정조국(경찰축구단)의 2파전이 예상됐다. 이름값에서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달랐다. 이들은 개막전부터 화려한 골잔치를 벌이며 기대에 부응했다. 일각에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경이적인 골 행진을 벌이고 있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득점레이스가 챌린지에서도 펼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초반 득점왕 레이스는 예상과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의 두 '신계' 스트라이커를 위협하는 '인간계' 공격수가 등장했다. 4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있는 수원FC의 베테랑 공격수 박종찬(32) 이야기다.

박종찬은 7일 광주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포함해 두골을 몰아치며 팀에 시즌 첫 승리를 안겼다. 박종찬은 챌린지 개막 후 수원FC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다. 그는 수원FC의 터줏대감이다. 2007년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가 처음부터 내셔널리그에서 뛴 것은 아니다. 박종찬은 한남대 3학년때 대학리그에서 득점상을 받는 등 괜찮은 선수였다. 2005년 박종찬은 인천의 지명을 받았다. 동계훈련도 열심히 했지만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수원과의 경기에서 70분을 뛴 것이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이때 이후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방출될때까지 2군에서도 뛰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박종찬은 내셔널리그로의 이적을 결정했다.

프로에 있다가 내셔널리그로 오니까 막막함부터 앞섰다. 프로에서 실패했다는 사실이 계속해서 박종찬을 괴롭혔다. 그러나 축구는 똑같았다. 그는 조금씩 수원FC에 정을 붙였다. 특히 김창영 감독의 지도속에 자신감과 실력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재능은 원래 있었던 선수인만큼 내셔널리그에서도 수준급의 공격수로 평가받았다. 그의 활약에 프로팀들도 눈독을 들였지만 박종찬은 거절했다. 겉으로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믿어준 수원FC에 대한 의리 때문이었다.

프로 무대에 대한 상처가 남아있던 그에게 챌린지의 시작은 큰 의미가 있다. 사실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은퇴하려고 했다. 적지 않은 나이, 가정과 미래를 생각해야 했다. 일하면서 지도자를 해보려고 직장팀을 알아봤다. 이 사실을 안 수원FC는 그를 간곡하게 붙잡았다.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자고 설득했다. 프로 무대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박종찬은 결국 잔류를 결심했다. 아내도 박종찬의 선택을 응원했다. 다시 축구화 끈을 묶었다. 프로 다운 마인드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박종찬은 수원FC의 베테랑이지만 가장 많이 뛰는 선수 중 한명이 됐다. 광주에서 온 최장신 보그단과 박종찬이 만든 투톱은 챌린지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다시 돌아온 프로무대. 그의 목표는 역시 골이었다. 그는 공격수인만큼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그가 공격포인트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박종찬은 챌린지에 경찰축구단, 상주 못지 않은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실패했던 K-리그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 새기고 싶다는 목표였다. 그는 그 목표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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