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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2부리그) 득점왕 구도는 일찌감치 이근호(상주)와 정조국(경찰축구단)의 2파전이 예상됐다. 이름값에서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달랐다. 이들은 개막전부터 화려한 골잔치를 벌이며 기대에 부응했다. 일각에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경이적인 골 행진을 벌이고 있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득점레이스가 챌린지에서도 펼쳐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초반 득점왕 레이스는 예상과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의 두 '신계' 스트라이커를 위협하는 '인간계' 공격수가 등장했다. 4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있는 수원FC의 베테랑 공격수 박종찬(32) 이야기다.
프로 무대에 대한 상처가 남아있던 그에게 챌린지의 시작은 큰 의미가 있다. 사실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은퇴하려고 했다. 적지 않은 나이, 가정과 미래를 생각해야 했다. 일하면서 지도자를 해보려고 직장팀을 알아봤다. 이 사실을 안 수원FC는 그를 간곡하게 붙잡았다.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자고 설득했다. 프로 무대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던 박종찬은 결국 잔류를 결심했다. 아내도 박종찬의 선택을 응원했다. 다시 축구화 끈을 묶었다. 프로 다운 마인드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박종찬은 수원FC의 베테랑이지만 가장 많이 뛰는 선수 중 한명이 됐다. 광주에서 온 최장신 보그단과 박종찬이 만든 투톱은 챌린지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다시 돌아온 프로무대. 그의 목표는 역시 골이었다. 그는 공격수인만큼 최대한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했다. 그가 공격포인트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박종찬은 챌린지에 경찰축구단, 상주 못지 않은 선수가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했다. 실패했던 K-리그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 새기고 싶다는 목표였다. 그는 그 목표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