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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전남, 벌써부터 '강등 전쟁' 시작?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3-04-05 12:10



바다 건너 EPL에서는 강등 전쟁이 한창이다. 박지성과 윤석영이 몸담고 있는 QPR이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다른 팀들이 좀처럼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다. 지난달 닻을 올려 이제 막 5라운드에 접어든 K리그 클래식도 마찬가지다. 이제 막 한 달을 지났는데 "벌써부터 강등 전쟁이냐?" 싶지만, 강등 싸움이 '짜릿함'보다는 '힘겨움'이 훨씬 더 큰 것이었을 절절히 느낀 하위권 팀들은 초반 순위 싸움에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남이 이기면 나도 꼭 한 번 이겨야 하는, 그렇지 않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번 주말 춘천 종합운동장으로 전남을 불러들여 첫 승을 노리는 강원의 속사정도 절박하긴 매한가지다.

1라운드 부산 원정, 주장 전재호가 퇴장당해 한 명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지쿠와 배효성의 연속골로 2-2 무승부를 이뤄냈다. 창단 후 지금까지 늘 취약했던 부산 원정이었음을 감안하면 절대 나쁘지 않은 스타트였다. 수원 원정에서 숱한 위기 속에서 가까스로 버티며 1-0 패배를 당한 것도 상대의 전력이나 최근 흐름을 따져봤을 때 그리 나쁜 결과라 보기도 어려웠다. 다만 강원 홈 기준 상대 전적 5전 4승 1무였던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다소 답답한 경기력으로 0-0에 그쳤으며, 울산 원정에서 3-0 패배를 당하고 온 것이 강원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 팀의 최근 행보를 봤을 때, 가장 먼저 꼽을 문제점은 3경기 연속 침묵한 공격력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1부리그 생존의 희망탄을 쐈던 지쿠가 생각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 그도 그럴 것이 상위 스플릿에 속할 팀들의 중원 압박은 절대 만만치 않았고, 그 때문에 패스 타이밍을 잡는 데 실패한 장면도 많았다. 특히 울산 원정에서 내준 세 골 중 두 번째 골 장면은 지쿠가 무리하게 볼을 끌다가 빼앗겨 시작된 상대 역습에 의한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결정적 찬스에서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 아쉬움도 컸고, 슈팅이 나올 수 있는 지점에서의 세밀함도 부족했으며, 공격진들 몸 상태가 절정에까지 오른 것도 아니었다.

다만 대구전과 비교해 4라운드 울산전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분명히 보였다. 시즌 개막을 일주일 앞둔 2월 말, 동료들이 전술 훈련에 초점을 맞춰 땀방울을 흘리는 동안 홀로 조깅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 올렸던 패트릭이 첫 선발 출장했고, 웨슬리 또한 한결 가벼워진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두 선수 모두 볼을 드리블하며 상대 진영으로 직접 치고 들어가는 개인 능력을 펼쳤고,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에도 가능성을 보였으며, 수비적인 적극성도 발휘했다. 비록 한정된 시간대에 그치긴 했으나 패트릭-지쿠-웨슬리의 커넥션이 제대로 발휘됐을 때, 좌우 전재호-김오규가 오버래핑을 올라오는 등 괜찮은 그림이 나오곤 했다.

어쩌면 살아날 가능성을 살짝이나마 보인 공격보다 문제가 되는 건 수비다. 부산 원정(전반 2분), 수원 원정(전반 11분)에 이어 지난 울산 원정에서도 전반 16분이라는 무척이나 이른 시각에 선제골을 내주었다. 이런 실점 장면들은 혼잡 상황에서 확실한 볼 처리를 수반하지 못한 채 상대에게 슈팅을 허용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고, 한 골을 먼저 내주고 시작하다 보니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수비 상황에서의 집중력, 동료의 빈자리를 메워주려는 커버 능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공격은 공격대로 하고 골을 내줘 패하는 경기를 반복할 수 있는 법, 이번엔 수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며 전남을 상대할지 지켜보자.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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