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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영상편지, 김호곤 감독 스트레스 받을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4-05 09:24



사제가 충돌하고, 명함이 바뀐 사령탑이 만난다.

징크스는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천적 관계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모든 경기에 사연이 있다. 스토리가 있는 주말이다. 6일과 7일, 그라운드에는 갱이 없다.

김호곤과 최용수

"용수야", "샘"…. 세월이 흘러도, 지위가 달라져도 호칭은 변하지 않았다. 사제지간의 정은 변색되지 않았다. 김호곤 울산 감독(62)과 최용수 서울 감독(42)이다. 김 감독이 연세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최 감독이 선수로 뛰었다.

2012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다. 스승은 아시아를 제패했다. 제자는 K-리그 정상에 올랐다. 해가 바뀌었다. 두 사령탑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는 한 적장으로 만냐야 한다. 서울과 울산은 6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승부의 세계, 결코 양보는 없다. 숙명이다. 90분간 정도 잠시 내려놓는다.

서울은 잔인한 3월의 마침표를 찍었다. 2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E조 3차전에서 베갈타 센다이를 2대1로 물리치며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에서 탈출했다. 이제 클래식 첫 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올시즌 ACL 출전 티켓을 거머쥐지 못한 울산은 승점 9점(3승1패)으로 2위에 올라있다. 서울은 2점(2무2패)을 수확한 것이 전부다. "존경하는 샘, 또 이렇게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절박합니다. 원래 스트레스 잘 안 받으시는데 그 날은 스트레스 좀 받으셨으면 합니다. 죄송합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제 마음을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최 감독의 영상편지다. 김 감독은 서울전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영상편지는 편지일 뿐이다.

윤성효와 안익수

지난 연말 안익수 감독이 부산에서 성남으로 말을 갈아탔다. 계약기간이 2년 더 남았지만 친정팀의 요청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는 성남에서 선수와 코치로 활약했다.


안 감독이 떠난 자리는 부산 출신의 윤성효 감독이 채웠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수원 사령탑에서 물러난 그는 축구 유학을 준비중이었다. 재충전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그러나 고향팀의 감독 제의를 뿌리칠 수 없었다. 벤치가 바뀐 두 감독, 부산과 성남이 7일 오후 2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만난다.

질식수비의 안 감독이 이끌던 부산은 지난해까지 성남을 상대로 3연승을 거뒀다. 색깔이 바뀌었다. 윤 감독은 부산을 공격적인 팀으로 변모시켰다. 4경기에서 1승1무2패를 기록 중이다. 안 감독은 아직 1승도 챙기지 못했다. 2무2패다. 안 감독은 누구보다 부산을 잘 안다. 윤 감독은 수원 시절 성남에 강했다. 지난해까지 5경기 연속 무패(2승3무)였다. 두 감독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천적 있다? 없다?

2일과 3일 열린 ACL에선 명암이 엇갈렸다. 서울과 전북, 포항은 J-리그 클럽을 꺾은 반면 수원은 가시와에 2대6으로 대패했다. 시즌 초반이라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 않지만 컨디션 관리는 쉽지 않다. 전북과 포항의 경우 원정경기를 다녀왔다.

천적 관계로 오묘하게 짜여졌다. 3승1무(승점 10)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은 6일 오후 2시 최고의 복병 인천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포항은 2010년 6월 이후 인천을 만나면 울지 않았다. 7경기 연속 무패(4승3무)다. 이천수가 복귀한 인천은 올시즌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 중이다. 전력 차는 크지 않다.

2승1무1패(승점 7)의 전북은 2승2무(승점 8)의 제주와 6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닥뜨린다. 전북은 제주 킬러다. 홈에서는 7년간 패전이 없다.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다. 제주는 징크스를 끊겠다는 각오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강원-전남전의 경우 전남이 9경기 연속 무패(5승4무), 대전-경남전에선 경남이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다. 수원도 대구에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를 자랑하고 있다. 과연 어느 팀이 징크스를 깰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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