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전]최강희호 냉정한 평점, 100점 만점에 59점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3-27 09:03


26일 오후 서울 상암월드컵구장에서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최종 예선경기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손흥민이 역전 결승골을 성공시킨 후 기성용과 환호하고 있다.
상암=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3.26.

천신만고 끝에 승점 3점을 챙겼다. 지옥에서 탈출, 기적같이 승전고를 울렸다.

한국이 안방에서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을 앞세워 카타르 공략에 성공했다. 최강희호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와의 홈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후반 15분 이근호가 골문을 열었지만 4분 뒤 상대의 역습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답답한 흐름은 후반 35분 교체투입된 손흥민이 끊었다. 경기 종료 직전 골망을 흔들며 한국에 승리를 선물했다.

하지만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 때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47위, 카타르는 98위다. 이긴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용도 눈여겨 봐야 한다. 최강희호의 이날 경기력은 100점 만점에 몇 점일까. 스포츠조선이 5개 항목별(항목별 20점 만점)로 평가한 결과 59점이 나왔다. 낙제점이다. 점검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만에 하나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지지 않았더라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최강희의 선택=12점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카타르와의 일전을 앞두고 "이번 경기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르지 않았다. 이미 예상이 됐다. 상대의 전략은 밀집수비였다.

최 감독은 공격 조직력을 가다듬기위해 선수들을 조기 소집했다. 4-4-2 시스템을 선택했다. 김신욱과 이근호가 투톱을 형성했다. 카타르는 8명이 수비에 포진했다. 깔끔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측면 크로스와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패스는 세밀함이 떨어졌다. 킬링 패스가 나올 공간이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중거리 슈팅도 인색했고, 세트피스도 예리하지 못했다. 왼쪽 날개 지동원 카드도 패착이었다. 그는 손흥민을 따돌리고 선발로 낙점받았지만 걷돌았다.

김신욱 카드=10점

1m96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최전방에 섰다. 최 감독은 이동국과 김신욱을 놓고 고민을 하다 제공력을 앞세운 '키높이 축구'를 먼저 꺼내들었다. 공중볼 장악 능력에서는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정확도는 현저하게 떨어졌다. 측면과 섀도 스트라이커 이근호, 중앙 미드필더와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비생산적인 축구로 에너지를 낭비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국과도 엇박자를 냈다. 최 감독은 마지막 한 방을 위해 김신욱을 고수했지만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청용)-기(성용)-구(자철) 조합=7점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오른쪽 날개 이청용, 중원의 기성용 구자철은 클래스가 다른 플레이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청용이 단연 돋보였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개인기로 공격을 이끌었다. 구자철은 후반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윤활유 역할을 했다. 기성용은 터프한 플레이로 중원을 지배했다. 최강희호가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트린 데에는 '이-기-구'의 활약이 밑그림이 됐다.

수비밸런스=9점

극단적인 공격 전술에도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수 밸런스가 안정돼야 한다. 과욕을 부리면 템포를 잃어버릴 수 있다. 서두르다보면 엇박자를 낼 수 있다. 수비-중원-공격, 한 축이 무너지면 벽에 부딪힌다. 수비밸런스는 낙제점이었다. 왼쪽 윙백 박원재는 그나마 제몫을 했지만 오범석은 2% 부족했다. 크로스는 단조로웠고, 수비에도 허점을 드러냈다. 곽태휘와 정인환 중앙 수비 조합은 역습 한방에 무너졌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또한 위태로웠다.

조커는=11점

최 감독은 2장의 교체 카드를 썼다. 후반 8분 이동국, 35분 손흥민이었다. 결과적으로 둘이 결승골을 합작했다. 이동국이 슛한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대 정면으로 흘러 나왔고, 손흥민이 해결했다. 다행이다. 하지만 최 감독의 교체 타이밍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손흥민의 교체 시간이 늦었다. 상대는 지쳤고, 스피드가 뛰어난 손흥민의 투입이 절실했다. 관중들마저 "손흥민"을 연호할 정도다. 손흥민이 '신의 한수'였지만, 뒷맛은 찜찜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