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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전]측면 돌파 갈증 풀어준 '오아시스' 이청용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3-26 22:39



오랜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반가운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절친' 이청용(볼턴)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을 동시에 응원하는 '청용이 오셨성용?'이다.

이청용이 돌아왔다. 지난 2011년 6월 7일, 전주에서 열린 가나와의 친선경기(2대1 승)를 끝으로 국내 A매치에서 사라졌던 이청용이 2013년에 한국에서 열린 첫 A매치를 통해 한국 팬들과 오랜만에 만났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이청용은 지난 2011년 7월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2011~2012 프리시즌에서 오른 정강이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가나전 이후 지난해 9월 우즈베키스탄전(2대2 무)에서 15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우즈키스탄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 10분 교체됐다. 10월 이란전(0대1 패)에서는 후반 24분 교체투입됐다. 2경기에서 76분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대반전은 지난달 시작됐다. 크로아티아전이었다. 0대4로 대패했지만 제 몫을 했다. 소속팀에서 활약도 발군이다. 17일 입스위치 타운과의 원정에서 0대1로 패하며 5연승의 상승세가 꺾였지만 그는 최근 7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볼턴의 윤활유로 다시 자리매김했다.

카타르와의 일전을 앞두고 최강희호는 이청용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밀집수비를 바탕으로 한 지역방어를 뚫기 위해 효과적인 측면 공격이 필요했다. 볼 트래핑이 좋고 측면 공격이 날카로운 전문 윙어가 카타르의 밀집 수비를 붕괴시키는데 적격이었다.

'부활'한 이청용이 해답이었다. 예고편은 화려했다. 그는 22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1골-2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김신욱, 후반 이동국의 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트렸다. 부상 후유증은 존재하지 않았다.

카타르전 출전으로 1년 9개월만에 한국에서 A매치 나들이를 한 이청용은 실전에서도 강했다. 전반에는 답답했던 경기 흐름 속에 이청용만이 유일하게 빛을 냈다. 이청용은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중원까지 휘젖고 다니며 카타르 수비진을 유린했다. 주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에서는 여유가 넘쳤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자유자재로 공을 가지고 놀면서 수비가 없는 동료들에게 볼을 배급했다.

전반 33분에는 날카로운 크로스가 돋보였다. 오른 측면에서 돌파를 시도한뒤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김신욱의 발 끝에 연결됐다. 카타르 골키퍼의 다이빙 캐치가 없었다면 골과 연결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후반 5분에는 직접 중거리 슈팅으로 카타르의 간담을 서늘케 하면서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이청용의 발이 바빠지자 카타르 수비수들은 극단적으로 그를 수비했다. 몸으로 밀고 강한 태클로 그를 저지했다. 그러나 이청용은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면 좌우 측면으로 열어주는 롱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고 직접 돌파를 시도해 슈팅을 시도하는 등 홀로 1인 2역 이상을 해냈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없었다. 그러나 이청용은 최근 A매치 3연패로 답답해하던 한국 축구팬들의 갈증을 한 번에 해갈시켜준 오아시스였다.


상암=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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