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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즌 초반일 뿐이다."
그럼에도 황 감독이 '롱런'을 말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변수 때문이다. 부상과 경고누적 등이 겹치는 시즌 중반이 되면 포항이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를 가질 만하다. 주전과 백업 모두 수준급 기량을 갖추고는 있다. 반면 선수층은 수 년전과 비교할 때 가장 옅다. 수원전과 분요드코르전에 나섰던 20명 내외의 선수들이 주력으로 쓸 수 있는 자원 전부다. 이들은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 때부터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다졌다. 스타 선수가 없지만 패스와 조직력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 중 톱니 하나만 빠져도 바퀴가 돌아가는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황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분요드코르 원정을 전후해 초반부터 변수가 나오고 있다. 분요드코르전에 출전했던 노병준은 타박상으로 수원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국내에 남아 수원전을 준비하던 고무열은 발목 부상, 또 다른 미드필더 김태수와 공격수 유창현도 부상으로 재활을 하고 있다. 수원전 쐐기골의 주인공 박성호마저 후반전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또 하나의 변수가 추가됐다. 황 감독이 수원전에서 승리하고도 웃지 못한 이유다.
황 감독은 2주간의 A매치 휴식기 이후 펼쳐질 일정에 주목하고 있다. 포항은 30일 전남 드래곤즈와의 클래식 4라운드부터 4월 30일 분요드코르와의 ACL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무려 10경기를 치르게 된다.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원정 2연전만 두 차례다. 황 감독이 수원전을 마친 뒤 흐름을 지키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황 감독은 휴식기 동안 훈련을 통해 불안요소를 최소화 하겠다고 했다. 포항에게 휴식기는 새로운 싸움과 다름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