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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경쟁'지동원-손흥민 절친 유니폼 교환 '훈훈'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3-17 01:50


◇아우크스부르크의 지동원(왼쪽)과 함부르크의 손흥민이 90분 혈투를 마친 후 서로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유니폼을 교환하며 환하게 웃었다 .  화면캡처=the M

16일 밤 11시30분, 함부르크 임테크아레나에서 펼쳐진 독일 분데스리가 26라운드 함부르크-아우크스부르크전, 3인의 코리안리거가 동시에 선발출전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과 '지구특공대' 지동원 구자철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그라운드에서 사상 최초로 3명의 한국인이 함께 달리는 기분좋은 풍경이 완성됐다. 리그 6위 함부르크가 홈에서 강등권 16위 함부르크에 0대1로 패하는 이변이 빚어졌다. 강등권 16위인 아우크스부르크는 필사적이었다.

전반 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우크스부르크의 선제골이 터졌다. 베르너의 프리킥을 칼센 브라커가 받아넣으며 일찌감치 1대0으로 앞서갔다. 함부르크는 전반에만 7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볼 점유율에서 65%로 앞서며 적극적인 공세로 맞섰지만 좀처럼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손흥민과 구자철은 문전에서, 중원에서 양보없는 몸싸움을 펼쳤다. 후반 9분 지동원이 손흥민과 볼을 경합하다 따내고, 곧바로 손흥민이 구자철에게 볼을 뺏어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이역만리 그라운드에서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한 '진검승부'를 펼쳤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에이스 구자철은 후반 15분 교체됐다. 호펜하임, 브레멘전 2연승 후 직전 뉘른베르크전에서 1대2로 패했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적지에서 또다시 승점 3점을 따냈다. '지구특공대'의 활약에 힘입어 후반기에만 4승을 올리는 놀라운 뒷심을 뽐냈다. 강등권 탈출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승점 24로 1경기를 덜 치른 15위 슈투트가르트와의 승점차를 5점으로 줄였다. 1부리그 자력 잔류를 위해선 15위 슈투트가르트(승점 29)를 밀어내야 한다. 분데스리가 17~18위는 강등되고, 16위는 2부리그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코리안더비'에 대한 독일 현지언론의 관심도 지대했다. 경기 직후 현지 중계카메라가 지동원과 손흥민을 비췄다. 양팀 공격의 핵으로 풀타임을 뛴 지동원과 손흥민이 서로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따뜻하게 격려했다. 유니폼을 교환한 후 어깨동무를 한 채 다정하게 밀담을 나누는 모습이 렌즈에 포착됐다.

선의의 경쟁을 마친 이들은 17일 오후 뮌헨공항에서 다시 만나 함께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26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카타르전을 위해 파주에 결집한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자랑스런 태극전사들이 하나로 뭉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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