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축구에 '질식수비'의 답답함은 없었다. 수원축구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직후의 피로감은 없었다. 공격엔 공격, 수비엔 수비로 맞섰다. 중원싸움이 치열했다. '날쌘돌이' 서정진(수원)이 전반 9분 선제골을 터뜨렸고, 'K-리그 최고의 신인' 황의조(성남)가 전반 22분 동점골을 쏘아올렸다. 후반 성남 출신 수원 공격수 조동건이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짜릿한 결승골로 2대1 스코어를 완성했다. 승패를 떠나 시종일관 눈을 뗄 수 없는 빠르고 짜릿한 경기를 보여줬다. 그라운드엔 뜨거운 함성이 넘쳐났다.
전반 22분 황의조의 동점골이 터졌다. '믿고쓰는 성남유스'의 당당한 K-리그 데뷔전 데뷔골이었다. 김태환의 크로스가 정성룡의 손을 스치고 떨어진 것을 놓치지 않았다. 지체없이 오른발로 때려넣었다.
후반 27분 팽팽하던 저울추가 기울었다. 서정진의 기막힌 침투패스에 성남 출신 조동건이 날아올랐다.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슈팅으로 수원에 시즌 첫승의 기쁨을 안겼다.
수원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센트럴코스트 원정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팀 전력의 5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아쉬움이 컸다. K-리그 클래식 데뷔전에서 감독의 선택은 '믿음'이었다. 센트럴코스트전에 나선 선수들을 그대로 개막전에 내세웠다. "코칭스태프와 회의를 해서 1명도 바꾸지 않고 이 선수들을 믿고 가자"고 했다. 그 선택이 적중했다. 선수들이 감독의 믿음에 K-리그 클래식 사령탑 데뷔전 승리로 보답했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