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짠 '철퇴축구 시즌3' 울산 개봉박두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3-02 11:35 | 최종수정 2013-03-02 11:35


울산 선수들이 12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5~6위 결정전이 끝난 뒤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철퇴축구 시즌3'가 공개된다.

울산 현대는 2일 오후 2시 45분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와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치른다. 울산은 최근 대구에 8연승 이후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시즌 안방에선 성적이 좋았다. 9승8무5패로 승률이 59.1%다. 그러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모든 초점을 맞추다보니 지난시즌 막판 9경기에선 5무4패로 부진했다.

대구는 지난시즌 원정에서 4승(7무11패) 밖에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룹B로 떨어진 구단 중 1위를 차지했다. 돌풍을 일으켰다. 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연속 무패(3승2무)도 기록했다.

지난시즌 아시아 정상을 품은 김호곤 울산 감독은 올시즌 새판을 짜야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근호 이재성 이 호 등 주전 삼총사가 군입대했다. 수비수 곽태휘와 미드필더 고슬기는 중동행을 택했다. 각각 알샤밥(사우디아라비아)과 엘자이시(카타르)로 둥지를 옮겼다. 이에 앞서 외국인선수 에스티벤도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떠났다.

김 감독은 클럽월드컵이 끝난 뒤 차근차근 전력 보강에 나섰다. 첫 물꼬는 전천후 공격수 한상운이 텄다. 이어 베테랑 수비수 박동혁이 영입됐다. 여기에 외국인선수들이 적극 활용됐다. 기존 하피냐와 재계약한 뒤 까이끼와 호베르토 등 '브라질 커넥션'으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중원 자원은 아시아쿼터를 사용했다. 일본 청소년과 A대표를 거친 마스다 치카시로 공백을 메웠다.

'철퇴축구'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2013년 울산의 공격력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는다. 강력한 수비에 비해 공격력이 부족했던 2011년, 공격력이 한층 나아진 2012년보다 더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측면과 최전방 공격이 가능한 한상운이 반년 만에 다시 K-리그 클래식으로 돌아왔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김승용과 함께 활발한 좌우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흔들 전망이다. 윙포워드 역할도 한다. 적극적으로 골문으로 파고들어 왼발 슛도 날릴 전망이다. 때로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도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한부 조커' 마라냥을 대신해 합류한 호베르토는 김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고 있다. 김 감독은 "호베르토 덕분에 공격 속도가 빨라졌다"고 했다. 왼쪽 측면은 김승용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여기에 '장신 공격수' 김신욱(1m96)이 잔류를 택하면서 공격루트가 다양해졌다. 공중권 장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신인 박용지에게 거는 기대도 높다. 박용지는 제주도 전지훈련 때 전주대(3대2 승), 건국대(2대0 승), 중앙대(4대0 승)를 상대로 B팀에서 총 5골을 터뜨렸다. 후반 조커로 활용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향상된 공격에 비해 미드필드진이 다소 약점으로 꼽힌다. 중원과 수비진은 약간 무게감이 떨어진 느낌이다. '철퇴축구'는 물샐 틈 없는 수비력이 밑거름이 된다.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에스티벤 이 호 곽태휘 등이 모두 팀을 떠났다. 김 감독은 마스다와 김동석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친 한국축구에 대한 마스다의 적응은 아직 미지수다. 김동석도 지난시즌 교체멤버에 불과했다. 그래서 김 감독은 까이끼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중용할 복안을 가지고 있다. 허리를 강화해줄 또 하나의 히든카드는 성남에서 이적한 수비형 미드필더 김성환이다. 몸 상태가 관건이다.

2013시즌은 지난시즌보다 상대적으로 편안한 시즌이 될 듯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지 않아도 된다. K-리그 클래식과 FA컵에만 신경쓰면 된다. 그러나 부담감은 여전하다. 내년시즌 챔피언스리그행 티켓을 따내야 한다. K-리그 클래식에선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또는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한다. 울산의 단점은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새시즌은 비주전 선수들에게 기회다. 로테이션 시스템은 필수요소다. 비주전 선수들은 주전 경쟁자들이 군입대와 이적으로 많이 빠져나간 틈새를 노릴 필요가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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