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지역밀착 위한 톡톡튀는 아이디어, 대전은 뿌리에서 찾는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3-02-26 15:40


백제 전사로 변신한 대전 공격수 이동현. 사진제공=대전 시티즌

시즌 준비로 분주한 것은 선수단뿐만이 아니다.

각 팀 프런트들도 눈코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경기 진행 준비 등 해야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 중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마케팅이다. 마케팅 방향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한시즌 동안 구단 운영이 결정된다. 각 프런트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K-리그 최초의 시민구단 대전 시티즌은 독특한 시도에 나섰다. 뿌리로 눈길을 돌렸다. 지역과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 '백제혼'을 앞세운 마케팅을 내세우기로 했다. 1500여년 전 백제 전사의 투혼이 대전 선수로 부활한다는 획기적인 이미지를 담은 선수소개영상 등을 시작으로 홈페이지, 각종 제작물 등 다양한 부분에서 백제혼의 부활을 담아낼 예정이다.

색다른 마케팅을 계획하던 대전은 엠블렘에서 힌트를 얻었다. 대전의 엠블렘은 1999년 팬, 구단, 디자이너가 함께 만들었다. 대전의 엠블렘에는 금동대향로, 백제기마병, 백제문양 등 백제를 상징하는 유물들이 담겨있다. 당시 엠블렘 제작과정에 참여했던 신재민 기획홍보팀장은 "지역 밀착의 일환으로 이번 마케팅을 기획했다. 백제는 현재의 대전 지역에서 융성했다. 백제는 우아한 예술과 숭고한 충혼이라는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이와 같은 화려했던 지역의 역사를 지역 주민과 함께 되새기고, 축구를 통해 백제가 남긴 아름다운 정신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컨셉트를 잡으니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일단 전문가들의 철저한 고증을 받았다. 선수소개영상 촬영을 위해 필요한 의상은 부여군청에서 지원을 받았다. 대전은 지원의 감사의 표시로 9월 있는 백제문화제의 홍보를 함께 하기로 했다.

선수소개영상 촬영은 17~18일 대전이 3차 동계전지훈련을 한 남해스포츠센터에서 진행됐다. 선수들은 당시 입었던 갑옷과 사용했던 칼들을 들고 어린아이처럼 신기해했다. 팔짱을 끼는 천편일률적인 영상촬영과 달리 처음해보는 경험에 모두 즐겁게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대전의 이번 선수소개영상에서는 투혼 넘치는 백제 전사의 모습이 먼저 등장한다. '백제혼(百濟魂)'이라는 글씨와 대전시티즌 영문로고를 백제금동향로로 형상화한 이미지가 배경에 단단히 자리한다. 뒤이어 이들의 모습은 유니폼을 입은 대전 선수로 치환되며 백제 전사의 투혼이 대전 선수로 부활함을 깨닫게 한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번 영상이 공개되자 대전 팬들은 재밌다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신 팀장은 "시민구단으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은 연고 지역과의 밀착, 연고 지역과의 연관성이다. 대전은 지역민의 정서에 깊게 자리한 백제 문화를 축구와 접목시켜 지역 연고성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지금까지 K-리그에 이런 시도는 없었다. 앞으로도 우리만의 시도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가며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영상링크=http://www.youtube.com/watch?v=26ufI7Y72dE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