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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그라운드에서 '앙숙'이었다.
새로운 이정표다. 한국 축구를 이끄는 두 단체의 '행정 투톱'이 라이벌로 채워진 것은 의미있는 행보다. 프로축구로선 낭보다. 안 전무는 2010년, 한 총장은 지난해 연말 K-리그 현장에서 물러났다. 사석에서는 앙숙, 라이벌이라는 단어는 통용되지 않는다. 함께 한국 축구 발전을 고민해 온 막역한 관계다.
인사가 만사다. '될 사람이 됐다'는 평가다. 안 전무는 신임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복심이다. 정 회장의 프로연맹 총재 시절, 사무총장으로 보좌하며 승강제 도입, 신인선수 드래프트 점진적 폐지, 실제 관중 집계 시스템, 선수 복지제도 도입 등의 개혁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정 회장은 최근 "안 총장의 도움이 컸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한 총장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말단인 주무에서 출발해 대기업인 GS그룹 전무까지 지냈다. 선이 굵고, 추진력이 뛰어나다. 그는 2004년 한국 프로축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안양에서 연고지를 수도로 옮기며 '서울 시대'를 여는 데 산파역을 했다. 호불호도 강하지만 은퇴한 선수들을 일일이 챙길 만큼 속정이 깊다.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프로축구는 한 세대를 마감했다. 한 총장은 서울 단장 시절 연봉 공개 주장 등 대표적인 개혁형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그는 신임 권오갑 프로연맹 총재를 도와 1, 2부 승강제 연착륙, 획기적인 마케팅 기획 등으로 새로운 30년 설계할 계획이다. 한 총장은 "권오갑 총재님을 도와 프로축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승강제를 잘 정착시켜 K-리그가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의 활발한 소통도 기대된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안 전무와 한 총장은 누구보다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이 철학을 공유하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