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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강등 1순위? 내가 봐도 그래요."
김 감독은 '현실론'을 펼쳤다. 시도민구단은 기업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전력으로 분류된다. 경쟁 환경이 더 치열해진 가운데 욕심을 내기는 더욱 힘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지난 시즌의 경험에 비춰 올 시즌에도 비슷한 시도민구단들이 강등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냉정하게 비춰질 지언정 과감하게 현실을 인정해야 오히려 알맞는 처방을 내놓을 수 있다는 생각도 있다. "내가 환상에 젖어 버리면 올바른 결단을 내릴 수 있겠나. 때문에 선수들에게도 스스럼 없이 (우리가 강등권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때문에 큰 욕심도 부리지 않는다. 오로지 강등권 탈출에 코드를 맞추고 있다. 김 감독은 "더 큰 꿈을 그릴 수도 있지만, 현실을 봐야 한다. 우리의 현실은 강등권에서 벗어나는 것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원은 1년 사이 다른 팀이 됐다. 지난해 7월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생긴 변화다. 온순하기만 했던 선수들은 지난 6개월을 보내며 투사의 면모를 서서히 갖추기 시작했다. 질 때는 지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을 만들고자 했던 김 감독의 뜻이 반영됐다. 김 감독은 "상대를 한 번 물면 절대 그냥 놓지 말라고 주문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상대가 지치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질 때 지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끈끈한 팀이 되고자 한다. 강릉과 순천, 미국을 오가며 가진 동계 전지훈련 기간 동안 선수들이 고된 훈련을 잘 따라줬다. 무엇보다 신뢰가 가장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