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슈터'노상래 코치 '애제자'지동원 위한 조언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2-20 10:42 | 최종수정 2013-02-21 09:13


◇20일 안양FC와의 연습경기 직후 노상래 전남 수석코치(오른쪽)가 수비수 김태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캐논슈터' 노상래 수석코치가 '애제자' 지동원(21·아우크스부르크)을 향해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20일 전남 드래곤즈의 남해 전지훈련 캠프에서 만난 노 코치는 지동원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고 했다. "토요일 밤, 텔레비전이 있는 상황이라면 꼭 챙겨본다"고 했다. "독일 진출 후 첫경기와 두번째 경기는 연달아 봤는데 골에 적극적으로 관여했고, 폭넓은 움직임도 좋았다. 이후에도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노 코치는 1995년 전남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 입단 첫해 득점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차지했고, 통산 246경기에서 76골 40도움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K-리그 레전드'다.

2008년부터 전남드래곤즈 코치로 일하며 지동원의 유소년 시절, 프로 데뷔부터 프리미어리그 진출까지 전과정을 지켜본 '스승'으로서 지동원에 대한 한결같은 신뢰를 표했다. "기본적으로 가진 것이 많고, 신체조건, 멘탈이 좋다. 무엇보다 동원이는 영리한 선수"라고 했다. "공격수로서 정해진 틀, 자신의 플레이를 고집하기보다 변화에 유연하고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에 능한 선수라는 게 최고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2001년 전남 드래곤즈 에이스 시절의 노상래 수석코치. 통산 246경기에서 76골 40도움을 기록한 명실상부한 K-리그 레전드다.

◇지동원 사진 출처=아우크스부르크 구단
노 코치는 리그 5경기째 데뷔골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빌어 조언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하는 게 맞지만, 부담감을 털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정적인 찬스가 왔을 때 머릿속을 비워야 한다. 순간적으로 '이거 넣으면 데뷔골인데, 꼭 넣어야 하는데'라는 생각 때문에 찬스를 날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나도 1998년 허정무 감독님 시절 8경기 연속 골이 터지지 않아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이상하게 골이 들어가지 않았다. 허 감독님이 부르셔서 '경기력은 좋다. 걱정하지 마라.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한마디 해주셨다. 신기하게도 이후 7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했었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애제자'에게도 똑같은 조언을 건넸다. "경기력은 좋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마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잘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데뷔골이 터지는 시점이 문제일 뿐, 한번 터지고 나면 좋은 흐름을 쭉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동원이는 틀림없이 잘할 것"이라며 신뢰에 찬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칼바람 속에 뜨거운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김영욱 황도연 이종호 등 '전남유스' 동기, 후배 역시 지동원에게 절대 신뢰를 보였다. '1년 직속후배' 이종호는 "동원이형은 잘 될 수밖에 없다. 잘해왔고 운도 좋다. 선덜랜드 시절, 맨시티전 결승골 후 선발기회가 계속 주어졌더라면. 동원이형 스타일상 틀림없이 연속골도 넣고, 잘해냈을 것"이라며 기회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제 독일서도 터질 때가 됐다"는 기분좋은 '예언'도 빼놓지 않았다.

새해 시작과 함께 독일 분데스리가로 옮겨간 지동원은 지난달 21일 뒤셀도르프 원정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른 후 5경기 연속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험난한 강등전쟁속에 팀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지-구특공대' 지동원 구자철이 나란히 출전한 5경기에서 아우크스부르크는 1승3무1패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리그 2위 레버쿠젠과의 원정경기서 1대2로 진 것이 유일한 패배다.

리그 17위 아우크스부르크(승점 15)는 23일 홈에서 16위 호펜하임(승점 16)과 맞붙는다. 승리할 경우 다시 16위로 올라선다. 강등권 탈출의 신호탄이 될, 중요한 일전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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