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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다치지 말라", 부상 비상등 켜진 '철퇴축구'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2-18 17:36


김호곤 울산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호곤 울산 감독은 지난 두 시즌 동안 K-리그 클래식 준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원동력 중 한 가지로 '동계훈련 기간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을 꼽는다. 시즌 종료 후 추운 12월 말부터 국내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판단, 1월 초부터 소집해 따뜻한 괌에서 체력을 끌어 올렸다. 실전 감각은 제주도와 일본에서 회복했다. 김 감독에게 괌과 일본은 '약속의 땅'이었다.

부상자 발생의 위험성은 경험으로 터득했다. 김 감독이 울산의 지휘봉을 처음 잡았던 2009년 이진호 염기훈 등 주축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장신 수비수 김신욱(1m96)을 공격수로 변신시킬 수밖에 없었던 계기가 됐다. 결국 울산은 굴욕을 맛봤다. 챔피어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 때부터 김 감독은 동계훈련 기간 선수들에게 "다치지 말라"며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두 시즌 만에 비상등이 켜졌다. 새시즌 개막을 앞두고 부상 경계령을 발동했다. 가장 먼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는 미드필더 김동석이었다. 13일 일본 미야자키 3차 전지훈련 합류 직후 오른무릎이 고장났다. 계속 좋지 않았던 부위였다. 다행히 부상 상태는 심각한 편이 아니었다. 2군에서 간단한 훈련 중이다.

16일 두 번째 부상자가 발생했다. 스트라이커 하피냐가 쓰러졌다. 일본 J-리그 베갈타 센다이와의 연습경기에서 오른발목 인대를 다쳤다. 하피냐는 이날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는 등 맹활약했다. 그러나 상대의 거친 태클을 피하지 못했다. 개막전 출전은 불투명하다.

김 감독은 "하피냐가 생갭다 많이 다쳐 걱정이다. 선수들에게 다치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부상을 막지 못했다"며 "선수들에게 마인드 컨트롤과 자제를 주문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두 명이 빠졌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대체자원이 풍부하다. 김동석의 공백은 까이끼와 김성환이 메울 수 있다. 2월 초 제주도 전지훈련에 합류한 까이끼는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20분씩 소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성환의 몸 상태도 예상보다 괜찮은 편이다. 지난시즌이 끝난 뒤 서울에서 꾸준하게 개인 재활 훈련을 이어왔다. 하피냐의 공백을 메울 후보로는 김신욱 외에도 신인 박용지가 꼽히고 있다. 중앙대 출신인 박용지는 '후반 조커'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100% 전력은 아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김 감독을 안심시키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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