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셈과 뺄셈의 곳간', K-리그 겨울이적시장 결산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2-12 18:14 | 최종수정 2013-02-13 09:31



한국 프로축구는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1, 2부 리그 승강제 원년이다. 14개팀이 1부인 K-리그 클래식에서는 최고를 가린다. 2부인 K-리그에선 8개팀이 1부 승격 전쟁을 펼친다.

개막이 임박했다. 다음달 2일 디펜딩챔피언 FC서울과 FA컵 우승팀 포항의 개막전을 필두로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K-리그 클래식 개막에 앞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가 먼저 문을 연다. 서울, 전북, 수원, 포항이 26일과 27일 조별리그에 뛰어든다. 2부 리그는 3월 16일 시작된다.

한 해 농사의 밑그림인 겨울이적시장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다. 덧셈과 뺄셈이 교차했고, 각 팀의 곳간도 달라졌다. 겨울이적시장을 결산했다.

'큰 손' 전북, 그 위력은

겨울이적시장은 전북이 주도했다. 세대교체의 시대적 과제와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든든한 지원아래 팀의 체질을 개선했다. 수술은 공격라인부터 시작됐다. 임대 만료가 된 드로겟 대신 대전의 주포 케빈을 영입했다. 중원도 옷을 갈아입었다.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미드필더인 광주의 이승기와 서울의 박희도, 대구의 송제헌을 품에 안았다.

수비라인은 방점이었다. 경남의 왼쪽 윙백 이재명에 이어 인천 수비의 주축인 국가대표 중앙수비수 정인환과 오른쪽 윙백 이규로, 수비형 미드필더 정 혁을 싹쓸이 했다. 투자한 이적료가 5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최철순 정 훈 이승현 김동찬 김민식 등 무려 5명이 군에 입대했다. 내부 변화도 절실했다. 4년 전 영입한 김상식 이동국 에닝요 등이 어느덧 노장이 됐다. 김상식은 올해 플레잉코치로 보직을 변경했고, 이동국은 34세, 에닝요는 32세가 됐다. '쩐의 칼'을 빼들었다. K-리그 클래식 정상탈환과 아시아 정상에 재도전하는 전북이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는 올시즌 최고의 관심사다.


'뺄셈'의 FC서울과 기업구단들…

지난해 2년 만에 K-리그 챔피언에 오른 서울은 몸집을 줄였다. 전력 보강은 윤일록이 유일하다. 반면 박희도와 이종민을 각각 라이벌 구단인 전북과 수원, 김태환을 성남에 내줬다. 윤성우를 2부 리그인 고양에 임대한 가운데 백업 골키퍼 조수혁은 인천으로 이적했다. 정조국 김동우 문기한 송승주 김원식 등 5명은 경찰청에 입대했다. 다행히 베스트 11에는 큰 변화는 없다. '데몰리션' 데얀과 몰리나, 에스쿠데로, 아디 등 외국인 선수 4명과 김용대 하대성 고명진 고요한 김진규 김주영 한태유 등이 건재하다. 그러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를 병행하는 살인적인 일정에 과연 견딜 수 있을 지는 물음표다.

수원 삼성도 변했다. '레알 수원'의 시대는 지났다. 선수 영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유소년 육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눈에 띄는 영입은 북한 국적의 '인민 루니' 정대세다. 그는 마케팅 차원에서 이미 효과를 보고 있다. 에벨톤C가 나간 자리에는 브라질 공격수 핑팡을 수혈했다. 오범석과 양상민의 군입대로 공백이 생긴 좌우측 윙백 자리에는 홍 철과 이종민을 데려왔다.

아시아 챔피언 울산도 변화가 불가피했다. 곽태휘와 에스티벤, 고슬기가 이적했고, 이근호 이 호 이재성이 입대했다. 한상운 박동혁 김성환과 브라질 출신 까이끼, 호베르토, 아시아 쿼터 몫으로 일본 청소년과 A대표를 거친 마스다를 영입했다. 빠른 적응이 관건이다.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항은 외국인 선수 3명(지쿠, 아사모아, 조란)을 모두 내보냈다. 외국인 선수없이 시즌을 맞는다. 무모한 도전일까, 신선한 실험일까. 황선홍 포항 감독의 숙제다. 성남은 마지막 열쇠로 우즈베키스탄 특급 제파로프의 영입이 성사단계다. 제주는 자일, 산토스가 나가고 페드로와 아지송을 영입했다.

시도민구단의 희비

재정적으로 열악한 시도민구단들은 서바이벌 전쟁이 화두다. 이적시장에서 알짜배기 선수들의 영입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그룹A에 생존한 경남은 김형범 박주성 정성민 하강진 권태안을 영입했다. 루크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도 모두 교체한다. 신임 안종복 사장은 동유럽 구단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공격수 스테판과 중앙 미드필더 보산치치, 중앙수비수 스레펜 등 3명의 세르비아 출신들을 합류시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강원은 2009년 전남에서 뛴 웨슬리와 포항의 지쿠의 영입에 성공했다. 국내 선수로는 진경선 남궁웅 박호진 문병우 등을 영입했다. 인천은 정인환의 공백을 안재준으로 메운다. 마지막 퍼즐은 이천수다. 대전은 정성훈 주앙파울로 카렐 김한섭 유원일 등을 품에 안고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대구는 아르헨티나에서 뛰던 김귀현을 수혈했다.

이제 공은 감독들에게 넘어갔다. 어떤 그림을 그릴 지는 사령탑의 역량에 달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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