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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제주 감독은 "2013년은 승부의 해"라고 했다.
박 감독은 지난시즌 후 최고의 수확으로 오반석과 한용수의 성장을 꼽았다. 그는 "내년 시즌 주목할 부분이 신예 수비수들이 성장한 수비다. 지난 시즌 도중 부상으로 빠진 홍정호가 4~5월께 복귀하면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반석과 한용수는 이러한 칭찬에 쑥쓰러워 했다. 자신들의 실수로 패배한 경기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오반석과 한용수는 주전수비수인 홍정호의 시즌아웃과 마다스치의 잦은 부상으로 일찍 기회를 잡았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한용수는 "너무 경험이 없었다. 서로 한명이라도 경험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둘다 너무 경황이 없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둘이 주전으로 떠오른 시점부터 제주의 순위는 떨어졌다. 특히 우승을 노렸던 FA컵 4강전에서 탈락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점이었다. 제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가 자신의 책임인 것처럼 느껴졌다. 오반석은 "수비가 약해서 성적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들을때마다 팀에 너무 미안했다"고 했다. 다행히 후반기로 갈수록 좋아졌다. 오반석은 "자꾸 맞으니까 내성이 생기더라. 나중에는 점점 맞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2012년 오반석에게 사실상 첫번째 시즌이나 다름없었다. 그는 일본 오키나와 동계전지훈련에서 왼쪽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아픔을 겪었다. 프로에 갓 데뷔한 신인에게는 너무 큰 시련이었다. 오반석은 포기하지 않았다. 재활하면서 독을 품었다. 복귀 후 지난해 4월 서울과의 경기에서 감격의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오반석은 리그 최고의 공격수 데얀을 꽁꽁 묶으며 박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박 감독과 17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서 함께 한 한용수는 무난한 데뷔시즌을 보냈다. 4월14일 포항과의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한용수는 초반 K-리그의 빠른 템포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진가를 보였다. 오반석은 강력한 태클과 제공권이, 한용수는 스피드와 대인마크가 장점이다. 서로 갖지 못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경기장 밖에서도 친하게 지낸다. 한용수는 "반석이형이 나쁜 남자 스타일이라 다가가면 뿌리친다. 그래도 얘기 많이하고 친하게 지낸다"며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