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가 킥을 하는 거야? 백패스는 또 뭐야?"
|
김학범 강원FC 감독의 고함이 전남 순천 팔마종합운동장에 울려 퍼졌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장면이 나올 때마다 영락없이 터졌다. 사이드라인에서 그라운드를 지켜보던 코칭스태프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한 수 접어줄 만한 대학팀과의 연습경기지만, 김 감독의 눈빛은 진기하기만 하다. 득점이 나와도 시큰둥 했다. "아직 멀었어. 저래가지고 실전에서도 똑같이 할 수 있겠느냐고."
순천에 도착한 강원을 바라보는 이들은 그래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김 감독에게 순천은 '약속의 땅'이다. 1998년 천안일화(현 성남) 코치로 부임한 뒤부터 매년 시즌을 앞두고 순천을 찾았다. 성남 감독으로 신분이 바뀐 뒤에도 신년 초 발걸음은 항상 순천을 향했다. 4차례 K-리그 우승(2001~2003년, 200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2007년) 역사의 초석이 모두 이 곳에서 다져졌다. 호화멤버와 막강한 자금력으로 기억되는 당시의 성남과 지금의 강원은 천지차이다. 그래도 기대를 거는 것은 순천에서 팀을 조련해왔던 김 감독에 대한 추억 때문이다.
김 감독은 2월로 계획된 미국 전지훈련 전까지 팀 구성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그는 "지난 시즌 몇몇 포지션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이들의 공백을 메우는데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