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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눔아, 내가 처음 봤을 땐 요만했어…."
6년 전이었다. 당시 숭실대 사령탑을 맡고 있던 윤 감독은 경남 김해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짬을 내 중학생들의 경기를 구경했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한 선수가 윤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날쌨다. 또래 선수들보다 축구지능이 뛰어나 보였다. 신라중 2학년이었던 김지민이었다. 윤 감독은 "지민이는 크면 내가 데려오고 싶었던 선수였다"고 고백했다.
미묘한 인연이다. 6년 뒤 윤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김지민은 지난해 동래고를 졸업하자마자 부산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 유스 시스템이 배출한 1호 프로 선수였다. 지난 시즌 7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12월 2일 FC서울과의 리그 최종전에선 생애 첫 풀타임을 소화했다.
천당과 지옥을 맛본 윤 감독은 고향으로 돌아왔다. 2010년 숭실대를 떠나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해 12월 자진사퇴했다. 이후 곧바로 부산 감독직을 맡았다.
설레임이 교차한다. 윤 감독은 김지민을 더 좋은 선수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지민은 윤 감독의 믿음 속에 부산의 주축선수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하는 꿈을 꾸고 있다. 김지민의 꿈은 유럽 진출이다.
그토록 원하던 선수지만, 윤 감독은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새시즌 김지민은 후반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윤 감독은 성장하는 단계인 선수인만큼 경험이 가장 큰 공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조커요원으로만 기용한다는 계획은 아니다. 9개월의 대장정에서 부상 선수들이 발생할 경우 언제라도 주전자리를 맡길 수 있다고 했다. 윤 감독과 김지민의 시너지 효과는 이제부터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