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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강원, 태백산 정상에서 외친 생존의 함성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1-04 17:35 | 최종수정 2013-01-05 09:39


◇롤러코스터와 같은 한 해를 보낸 강원FC의 첫 훈련은 태백산에 올라 새 시즌 각오를 다지는 것이었다. 강원 선수단이 태백산 천제단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태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계사년을 맞이하는 강원FC의 표정은 어두웠다.

앞날은 여전히 안갯 속이다. 2012년 시즌과 마찬가지로 롤러코스터 같은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종환 송유걸의 군입대와 자유계약(FA) 신분 선수들의 재계약 불발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9월 사퇴한 남종현 전 대표이사의 후임자도 결정되지 않았다. 선뜻 나서는 이도 없다. 선수단 월급체불까지 겪을 정도로 악화된 재정을 살리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전력 보강을 꿈꾸는 것은 어찌보면 욕심일 지도 모른다. 김학범 강원 감독이 최근 입버릇처럼 하는 "앞이 막막하다"는 말이 허풍이 아니다.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는 없다. 서서히 다가오는 시즌을 기다리며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김 감독은 신년 산행으로 계사년 첫 훈련을 대신했다. 선수단과 함께 4일 강원도 태백산 천제단 등정에 나섰다. 스포츠조선이 김 감독과 강원 선수단의 신년 산행에 동행했다.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다. 영동지역에 내린 폭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태백산 자락은 하얀 옷을 채 벗지 않았다. 평소 산행을 즐기는 일반인들에게도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등산로도 험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들에게는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운동화에 찬 아이젠 하나에 의지한 채 성큼성큼 산을 올랐다. 수비수 배효성은 "지난 12월에도 두 차례 산을 오르내린 적이 있다. 평소에 훈련의 일환으로 산행을 하다보니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라고 씩 웃었다. 장난기 어린 웃음을 잔뜩 머금은 김 감독의 호통이 이어졌다. "운동 좀 해!"


◇태백산 천제단에 도착한 강원 선수단은 2013년 선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면서 결의를 다졌다. 태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한 폭의 병풍처럼 펼쳐진 태백산맥 아래서 강원 선수단은 2013년의 결의를 다졌다. 올 시즌 표어인 '투혼'을 외치면서 천제단에 올라 한 시즌 선전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렸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여러 모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선수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잔류에 성공했다. 올 시즌도 지난 시즌 만큼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똘똘 뭉쳐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외 환경이 모두 어렵다"면서도 "시즌 전까지 착실히 준비해 지난해와는 다른 팀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1차 목표는 강등권 탈출, 최종 목표는 중위권 진입"이라고 밝혔다. 주장 김은중은 "눈 덮인 산을 오르면서 지난 시즌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선수들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공격수인 만큼, 득점으로 팀이 좀 더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원 선수단은 5일부터 강릉클럽하우스에서 본격적인 동계훈련을 시작한다.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는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태백=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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