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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80%는 안심이 된다."
'위기의 전남호'가 잔류에 청신호를 켤 수 있었던 것은 최근 8경기 연속 무패(3승5무·상주전 기권승 포함)행진 덕분이다. 하 감독 부임 이후 수비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최근 8경기 동안 단 6실점만 허용했다. 하 감독의 용병술도 신기할 정도로 정확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박선용의 스피드와 활동량을 살리기 위해 과감하게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간격이 좁혀지며 수비가 강화됐다. 박선용은 끈끈한 수비는 물론 2경기 연속골로 기대에 부응했다. 당시 하 감독은 "강등 탈출을 위해 미친 선수들이 경기마다 나와야 하는데 박선용이 그렇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지난 강원전(3대2 전남 승)에서는 한 달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윤석영이 수비수가 아닌 미드필더로 나서 1골-1도움의 '미친 활약'을 펼쳤다. 신인 공격수 심동운도 7개월만에 골맛을 봤다. 상대 전력에 따라 선발 명단과 포지션에 변화를 주는 하 감독의 용병술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여기에 하 감독이 선수시절 경험이 '위기의 전남호'에 큰 도움이 됐다. 하 감독은 "1999~2000년에 일본 빗셀 고베에서 뛸 때 강등 싸움을 많이 해봤다. 당시에 5경기 남겨놓고 3경기를 이겨야 하는 상황인데 감독이나 코칭스태프는 느긋했다. 선수들에게 평소 하던대로 똑같이 분위기만 만들어주는데 주력하더라. 당시 3승1무1패로 강등 탈출에 성공했다"면서 "나도 같은 방식으로 선수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힘들수록 말을 아꼈고, 선수들이 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최상의 분위기를 만드는것에만 신경썼다"고 말했다.
'위기의 전남호'가 '위기에 강한 남자' 하 감독을 만났다. 끔찍했던 강등의 악몽도 이젠 그 끝이 보이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