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서울-전북 치열한 개인 기록 경쟁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11-22 17:00 | 최종수정 2012-11-23 08:27



2012년 K-리그는 FC서울 천하였다. K-리그 40라운드까지 역전 우승의 희망을 품었던 전북은 지난 22일 서울이 우승을 확정하자 망연자실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2연패 꿈은 산산조각이났다.

그러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44라운드까지 열리는 2012년 K-리그의 잔여경기는 딱 3경기. 개인 기록과 최우수선수(MVP)를 두고 서울과 전북의 싸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우승을 놓친 전북으로서는 각종 기록의 선두에 있는 서울 선수들을 끌어 내리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팀 선수들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면서 전쟁 2라운드를 선언했다.

가장 치열한 싸움은 득점왕이다. 올해 서울 우승의 1등공신 데얀이 가장 앞서 있다. 2003년 김도훈(성남 코치)의 한시즌 최다골 기록(28골)을 갈아치웠다. 올시즌 30골로 한 시즌 최다골 기록까지 경신했다. 데얀은 지난해에 이어 득점왕 2연패에 도전한다. 대항마는 전북의 이동국(26골)이다. 7~8월에 체력이 떨어지며 데얀과의 격차가 7골까지 벌어졌었지만 최근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4골차 까지 바짝 추격했다. 최근의 상승세는 눈부실 정도다. 9월 이후 열린 10경기에서 무려 12골을 쓸어 담았다. 우승 경쟁이 한창 진행되던 38, 40, 41라운드에서 득점포가 불을 뿜었다. 2골씩 넣었다.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전에서도 2골을 넣으며 3대3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동국에겐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다. 그는 서울의 우승이 확정된 이후 득점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시즌을 시작하면서 득점왕은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항상 득점왕이 가능하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데얀과의 차이가 많이 나서 쉽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에 도전하는 것이 프로선수가 해야 할 일이다. 마지막까지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동국의 골은 터질 때마다 새 기록이다. 울산전 2골로 개인 통산 최다득점을 141골까지 늘렸다. 데얀에게 먼저 고지를 내줬지만 30골 달성으로 마지막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각오다.

후방 지원도 든든하다. 이흥실 전북 감독은 "이동국의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최근의 페이스라면 남은 3경기에서 4골은 충분히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동국의 득점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도움왕도 서울 전북간 전쟁이다. 몰리나(서울)가 18도움으로 성큼 앞서있다. 에닝요의 도움은 13개다. 3경기가 남아 역전이 쉽지 않지만 데얀-몰리나, 이동국-에닝요로 이어지는 서울과 전북의 공격수 싸움은 K-리그 잔여경기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데얀은 역대 세 번째 외국인 MVP(수원 나드손·2004년, 포항 따바레즈·2007년) 수상에 도전한다. '우승팀 프리미엄'이 있어 수상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동국이 득점왕 레이스에서 역전극을 연출한다면 MVP의 행방은 안갯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서울과 전북의 끝나지 않은 승부, K-리그는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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