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셀타는 '힐링 중', 2호골-강등권 탈출!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2-11-19 11:08 | 최종수정 2012-11-19 13:57


사진=셀타비고 공식 홈페이지 캡쳐

아스널에서 겪은 혹독한 시련으로 '힐링'이 절실했던 그는 스페인의 셀타 비고로 날아갔고, 곧장 데뷔골을 쏘아 올리며 큰 기대를 모았다. 다만 힐링의 '경과'가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좋았던 건 아니었다. 선발보다는 교체 출전이 주를 이뤘고, 풀타임을 뛴 것도 7경기 중 1경기가 전부였으며, 출장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모처럼 선발로 나선 이번 경기도 여러 이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강렬하지 못했던 박주영? 혼자만의 잘못은 아냐.

박주영이 맡은 역할은 원톱 아스파스 밑에서 처진 스트라이커의 임무 수행을 하는 것. 하지만 아스파스가 주로 측면으로 빠지면서 사실상 박주영이 가장 높은 선에 머물며 마무리를 노려야 했다. 패스를 하기보다는 기다리는 쪽에서 움직였던 그에게 주로 제공된 패스는 후방에서 넘어온 공중볼이었고, 190cm에 육박하는 상대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벌여야 했다. 오히려 장신 타켓맨에게 어울릴 법했던 공격 패턴 속에서 박주영은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끌어 동료들에게 슈팅을 날릴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말고는 그다지 위협적이지 못했다.

물론 박주영만의 잘못은 아니었다. 폼이 심하게 처져버린 일부 동료들 탓에 팀 공격이 전체적으로 살지 못했던 탓이 컸다. 덴마크의 일원으로 주중 A매치에서 66분을 뛰고 온 왼쪽의 크론 델리는 몸이 너무나도 무거워 보였고, 기록에서도 나타나듯 셀타 공격의 40% 정도는 오른쪽 측면에 치우쳐 있었다. 하지만 이쪽도 불만족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패스를 주고받긴 하는데, 이미 상대 수비가 자리를 잡은 '죽은 공간'에서의 플레이었고, 중앙이나 반대편으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못해 살아 나오는 패스의 빈도가 무척이나 낮았다.

템포가 살지 못한 상황에서의 공격은 '공간'이 필요했던 박주영에겐 긍정적이지 못했다. 박주영의 특성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상대 수비와 직접 몸을 부딪치며 경합하기보다는 움직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잡아야 했다. 전반 초반 번뜩이는 스루패스로 '센스'를 발휘한 것도 공간을 활용한 플레이었다. 하지만 전반 22분 혼전 상황에서 선제골까지 터뜨린 원정팀 마요르카는 절대 무리하지 않았고, 셀타의 공격을 측면 구석으로 몰아넣으면서 전체적인 선 자체도 내려 공간을 아예 봉쇄해버렸다. 박주영이 뛰어들어가야 할 수비 뒤-골키퍼 앞 공간이 사라진 것도 이와 맥락을 함께한다.

박주영의 동점골, '강등권' 셀타를 힐링시켜.

측면 공격수 크론 델리와 아우구스토가 기대에 못 미치자 그 진영에서의 부분 전술은 기대하기도 힘들었고, 믿을 만한 건 아스파스의 개인 능력 정도였다. 스스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 했던 박주영은 전반 중반부터 아래 '공간'으로 내려와 1.5선~2선과의 연계 플레이를 시도하곤 했다. 공격 전개를 이어나가면서도 다시 최전방까지 부지런히 올라가 피니셔로서의 임무도 수행해야 했고, 그런 플레이가 결국엔 아스파스의 측면 크로스에 동점 골 작렬로 열매를 맺었다. 이 골로 쌓은 귀하디귀한 승점 1점은 셀타를 16위까지 끌어 올리며 강등권에서 탈출시켰다.

여기서 욕심을 더 내자면 동점골 이후 앞으로 나오기 시작한 마요르카를 상대로 추가 골을 노려볼 법도 했다는 것. 동점골을 터뜨리자 셀타도 분위기에도 불이 붙기 시작했고, 전진한 마요르카의 최종 수비 라인과 동일 선상에서 움직이며 앞선으로 침투하려던 박주영의 움직임도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최종 연결이 되기엔 팀 동료의 지원도, 그리고 팀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한 박주영의 호흡도 아직은 부족했다. 이번 2호 골이 그의 입지에 변화를 주고, '더 많은' 기회를 잡아 '더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반전 포인트가 되길 기대해본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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