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호골 박주영, 하마터면 교체될 뻔했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2-11-19 08:48 | 최종수정 2012-11-19 08:51


◇박주영. 사진출처=셀타비고 구단 공식 페이스북

마리오 베르메호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라운드의 박주영은 급했다. 베르메호는 최근 강력한 경쟁상대였다. 사실 조금 밀리고 있었다.

그 순간, 골이 터졌다. 후반 11분, 천금같은 동점골이었다. 에레라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감독은 박주영과 호흡을 맞췄던 이아고 아스파스를 뺐다.

박주영(27·셀타비고)이 드디어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9월23일 헤타페전에서 데뷔 골을 터뜨린 뒤 두달여만이다.

19일(한국시각) 홈구장인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요르카와의 2012~20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2라운드 경기였다. 선발로 나섰다. 10월6일 세비야전 이후 3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박주영이었다. 모처럼 잡은 기회였다.

최전방에서 처진 공격수로 포진한 이아고 아스파스와 호흡을 맞췄다. 박주영은 아스파스와 수시로 자리를 바꾸면서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팀의 공격의 초점은 아스파스였다. 박주영보다 그 위주로 공격이 진행됐다. 여기에 마요르카의 압박은 거셌다.

전반전에 단 한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초반에도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벤치의 에레라 감독은 공격수 두명의 교체를 준비하고 있었다. 박주영이 빠질 수도 있었다.

이 순간, 탁월한 위치 선정과 골감각이 빛을 발했다. 페널티 에어리어 내 왼쪽에서 볼을 잡은 아스파스가 낮고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다. 박주영은 따라붙던 수비수를 제쳤다. 문전 정면에서 가볍게 오른발이 움직였다. 골망이 흔들렸다. 1-1 동점골. 득점에 성공하자 박주영은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자 에레라 감독은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와 아스파스, 미카엘 크론델리를 빼고 박주영에게 풀타임 활약 기회를 부여했다.

의미가 깊은 골이다. 데뷔전 골 이후 에레라 감독은 박주영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계속된 침묵에 눈길이 곱지 않았다. "박주영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다시 신뢰의 물꼬를 텄다. 기세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셀타비고는 이날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귀중한 승점 1을 챙겼다. 최근 리그 2연패 부진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승점 11(득실차 -4)로 그라나다(승점 11·득실차 -7)를 끌어 내리며 16위를 기록했다. 셀타비고는 26일 사라고사와 리그 13라운드를 갖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