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결승]김신욱, 자신의 발로 첫 번째 욕심 채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11-10 21:25


사진제공=울산 현대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은 욕심이 많은 선수다. K-리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서봐야 한다. 해외진출의 꿈도 있다. 인생 최대 목표는 '월드컵 골'이다.

그의 욕심 중 하나가 채워졌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울산은 10일 아시아 챔피언이 됐다. 김신욱은 이날 1-0으로 앞선 후반 22분 하피냐의 추가골을 도왔다. 김신욱은 후반 막판 두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골대를 때리고,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비록 골은 터뜨리지 못했지만 최전방에서 공중볼을 장악한 능력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놀래켰다. 김신욱은 6골로 알아흘리(사우디)의 빅토르 시몬에 이어 득점 부문 공동 4위를 차지했다.

김신욱은 매경기 성장하고 있는 스트라이커다. 이젠 모든 신체부위를 통해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만능 공격수가 됐다. 김신욱은 챔피언스리그 6일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첫 경기부터 '득점 본능'을 깨웠다. 장기인 헤딩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챔피언스리그 2호골이 터진 것은 2개월여 뒤였다. 또 상대는 베이징이었다. 김신욱의 진정한 진가는 16강전부터 발휘됐다.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을 즐기는 김신욱은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16강전에서도 골맛을 봤다. 특히 '중동 킬러'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알힐랄(사우디)과의 8강전과 분요드코르(우즈벡)과의 4강전에서 3골을 넣었다. 지난 6월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4대1 승)에서도 골맛을 봤다.

득점 외에 김신욱이 강력한 '철퇴'로 사용됐던 것은 높이다. 1m96의 키를 이용해 공중볼을 장악한다. 김신욱과 '특급 원투 펀치'를 이루는 이근호는 김신욱이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상대 뒷 공간으로 파고들어 슈팅을 날린다. 상대는 알면서도 못 막는 경우가 많다.

김신욱은 특급 스트라이커 반열에 올랐다. K-리그를 비롯해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등에서 4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벌써 20골을 터뜨렸다. 지난시즌 개인 최다인 20골을 넘어섰다. 떨어진 체력은 정신력으로 극복한다. 독특한 자기 관리법도 있다. 그는 "먼저 정신력으로 회복을 한다. 정신력이 회복되면 몸도 빠르게 올라오는 것 같다. 그리고 지난 경기는 빨리 잊는다. 다음 경기를 재빠르게 준비한다"고 소개했다.

성숙해진 플레이의 비결 중 하나는 '침묵'이다. 김신욱은 "요즘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말을 많이 하다보니 페이스를 유지하기 힘들더라. 좀 더 플레이에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침묵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공격수 변신 4년 만에 전성기를 열어 젖힌 김신욱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올시즌을 풍성하게 장식할 수 있게 됐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