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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간판 스트라이커 데얀(31)은 벽안의 외국인이다.
산마리노전에서도 대표팀 승선이 예상됐다. 데얀이 물줄기를 틀었다. 자국 대표팀 관계자에 전화해 이번 경기만큼은 명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소속팀의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은 올시즌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6경기가 남은 가운데 승점 81점(24승9무5패)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전북(승점 76·22승10무6패)과의 승점 차는 5점이다. 마지막 단추만 남았다.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2년 만의 정상 등극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데얀은 우승의 열망을 토로하며 설득했고, 브랑코 브르노비치 몬테네그로대표팀 감독은 흔쾌히 수락했다.
데얀의 잔류는 서울에는 천군만마다. 서울은 A매치로 신음하고 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14일 월드컵 예선이 아닌 호주와의 친선경기에 하대성과 고명진을 차출했다. K-리그 일정과 충돌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울산이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아흘리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11일 열릴 예정이던 서울-울산전이 호주전 다음날인 15일로 연기됐다. 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일요일 경기를 포기하면서까지 희생했지만 돌아온 것은 더 큰 눈물이었다. 전력의 핵인 하대성과 고명진의 결장은 불가피하다.
"2년 만에 잡은 우승 기회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 마지막 고개만 남았다. 팀의 우승이 최우선 과제다." 데얀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A매치 대신 K-리그를 선택한 데얀을 보면서 최 감독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