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대신 K-리그 택한 데얀, 최강희가 생각나는 이유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11-07 17:04 | 최종수정 2012-11-08 08:32


프로축구 서울과 경남의 경기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박희도가 전반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데얀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상암=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0.07/

FC서울의 간판 스트라이커 데얀(31)은 벽안의 외국인이다.

몬테네그로 출신인 그는 2007년 한국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가 K-리그에서 보내는 6번째 시즌이다. 된장찌개를 즐기는 그는 한국인이 다 됐다. 정이 통한다. 팀과 동료들을 향한 애정이 특별하다. 4일 최대 라이벌인 수원전(1대1 무)에서 마수걸이 골을 터트린 정조국은 "데얀과 한 팀에서 동료로 생활하는 것은 특혜다.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데얀이 또 팀에 감동을 선물했다. A매치 대신 K-리그를 선택했다. 몬테네그로는 15일(한국시각) 산마리노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유럽지역예선 H조 4차전을 치른다. 데얀은 몬테네그로 대표로 꾸준히 호출을 받고 있다. 9월과 10월에도 차출됐다. 지난달 17일 우크라이나와의 3차전에서는 전반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챙긴 몬테네그로는 한 경기를 더 치른 잉글랜드(승점 8·2승2무)에 이어 2위(승점 7·2승1무)에 포진해 있다.

산마리노전에서도 대표팀 승선이 예상됐다. 데얀이 물줄기를 틀었다. 자국 대표팀 관계자에 전화해 이번 경기만큼은 명단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소속팀의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은 올시즌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6경기가 남은 가운데 승점 81점(24승9무5패)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전북(승점 76·22승10무6패)과의 승점 차는 5점이다. 마지막 단추만 남았다.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2년 만의 정상 등극이 현실이 될 수 있다. 데얀은 우승의 열망을 토로하며 설득했고, 브랑코 브르노비치 몬테네그로대표팀 감독은 흔쾌히 수락했다.

데얀의 잔류는 서울에는 천군만마다. 서울은 A매치로 신음하고 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14일 월드컵 예선이 아닌 호주와의 친선경기에 하대성과 고명진을 차출했다. K-리그 일정과 충돌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울산이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알아흘리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11일 열릴 예정이던 서울-울산전이 호주전 다음날인 15일로 연기됐다. 서울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위해 일요일 경기를 포기하면서까지 희생했지만 돌아온 것은 더 큰 눈물이었다. 전력의 핵인 하대성과 고명진의 결장은 불가피하다.

전북 사령탑 출신인 최 감독에게 K-리그의 가치를 바란 것은 사치였다. 시즌 막판이라 매경기가 결승전인 민감한 시기임을 감안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각 팀과의 소통이 전혀 존재하지 않은 점이다. 울산에서도 이근호 김신욱 김영광 등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대표선수들이 제외된 두 팀의 일전은 맥빠진 무대가 됐다. 최 감독은 이런 상황에도 유럽파를 활용하지 않는 우를 범했다.

"2년 만에 잡은 우승 기회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다. 마지막 고개만 남았다. 팀의 우승이 최우선 과제다." 데얀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A매치 대신 K-리그를 선택한 데얀을 보면서 최 감독이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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