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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던 시기가 있었다. 대부분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스포츠라는 유화책을 동원해 시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태생적 한계를 논하는 이유는 제5공화국 시절의 암울한 과거와 맞닿아 있다.
수원 야구장 개보수에 관련한 사항에 대한 설명도 미비하다. 염 시장은 '체육진흥관리공단(KSPO)에서 실시한 체육시설 공모사업을 통해 수원시가 선정되었으며, 국비 75억원과 국·도비, 시비를 포함한 예산 290억원으로 야구장 리모델링과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원FMC 해체 후 예산을 제10구단 유치와 관련해 사용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포츠조선 확인 결과 KSPO 지원 금액은 30~40억원 안팎이며, 나머지 비용은 국·도 및 시 예산으로 충당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290억원의 대부분이 혈세로 빠져 나가는 상황이다.
염 시장은 블로그에 남긴 글에서 '지금까지 열심히 뛰어준 여성 축구 선수들과 관련된 분들을 생각하면 몹시 안타깝고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여러 날을 고민하고 관련된 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한정된 시의 예산을 효율성 있게 쓰기 위해서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이해해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하지만 염 시장의 약속만을 믿고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길거리에 앉는 상황이 됐다. 선수들은 "그동안 우리가 거둔 성과는 모른 척 하고 당장의 상황만을 놓고 부진하다고 매를 드는 격인데 정치적인 논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절규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