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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자에이의 퇴장이 준 변수, '수적 우세'
30여 분을 남겨놓고 상대 선수가 한 명이 퇴장당했다는 것은 상당한 호재임이 틀림없다. 다만 이것이 곧장 엄청난 '수적 우세'의 차이를 일으키며 최강희호의 어깨에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가령 4-4-2를 유지하던 팀에서 한 명이 퇴장당하면 공격수 한 명을 줄이고 수비진과 허리진은 그대로 유지하는 게 보통이며, 이란 역시도 기본 수비 대형은 그대로 유지하며 남은 시간에 임하려 했다. "수적 우세란 것은 1:1로 맞붙었을 때나 해당하는 얘기다. 10대 9로 싸웠을 경우 상대가 수비에 치우친다면 이는 무의미한 얘기가 된다."는 어느 감독의 멘트를 보아도 그렇다.
혜택 누리지 못한 최강희호, 무엇이 문제
이번 이란전 패배가 아쉬운 이유 역시 여기에 있는데, '전술적', '체력적'인 문제를 그 원인으로 꼽고 싶다. 쇼자에이의 퇴장 이후에도 최강희호는 추가로 가담하는 자원 없이 원톱과 세 명의 미드필더 4명으로 기본 공격진을 꾸렸고, 주된 공격 루트는 여전히 김신욱의 머리였다. 기성용-박종우(하대성)와 공격진 사이의 공간이 벌어지는데, 그 상황 속에서도 단조로운 공중볼 패턴을 고수해 오히려 대응책을 쉽게 내줬다는 생각이다. 똑같은 패턴이 계속 반복되자, 이란 수비는 함께 점프하며 정확한 타점을 방해했고, 이에 공격의 주효는 심히 떨어졌다.
고지대에서 느낀 체력 저하의 부담도 컸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강희호 역시 종종 측면으로 볼을 보내 크로스의 효과를 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패턴을 구사함에 있어 지친 동료들이 같이 싸워주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상대 선수와 1:1로만 경합하는 건 수적인 우세를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 결과 크로스의 성공 확률도, 공격 템포도 많이 떨어졌다. 게다가 교체 투입된 손흥민과 이청용이 가끔씩 공격진-허리진 사이에서 볼을 잡고 드리블을 친다 해도, 이것이 연계 플레이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결국엔 최강희호의 발목을 잡았다.<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