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의 분수령' 이란전이 가까워짐에 따라 예상 선발진에 대한 언론 보도도 부쩍 늘어났다. 이 중엔 지난 우즈벡전에서 침묵했던 측면도 상당한 관심을 끄는 편이다. 현 보도상으로는 4-2-3-1 중 공격형 미드필더 3의 좌우엔 김보경과 이청용이, 플랫 4의 좌우엔 윤석영과 오범석의 선발 출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데, 이들의 선발 기용은 무슨 의미를 지닐까. 이란전의 해피엔딩-새드엔딩을 결정지을 '측면'에 대해 한 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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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한 달이 흘렀고, 최강희호의 공격진에도 여러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1년 간 소속팀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박주영이 스페인에서 데뷔골 신고와 함께 실전 감각을 회복해나갔고, 손흥민 역시 독일에서 골 소식을 연이어 전하며 최강희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겨주었다. 이대로라면 최강희호 출범 후 가장 두드러졌던 공격수 이근호와의 호흡도 기대해볼 만했다. 세 선수 모두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풍부한 활동량을 가져가며 스위칭을 가미할 수 있고, 득점 감각도 뛰어나기에 직간접적으로 이란을 흔들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이근호의 '몸 상태'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26일 저녁에는 한국에서 서울전 풀타임, 이번 달 4일 새벽에는 사우디에서 알 힐랄전 80분, 8일 저녁에는 한국에서 제주전 풀타임을 소화했다. 3경기 1골 3도움의 맹활약 뒤엔 2주 동안 동아시아-서아시아를 오가며 느꼈을 역시차라는 변수가 존재했다. 일단은 우즈벡전과 마찬가지로 왼쪽엔 김보경, 오른쪽엔 이청용이 나설 전망인데, 최종 예선 2차전 레바논전 두 골 폭발의 김보경은 올림픽을 거치며 잠잠해졌고, 현재 몸이 최고조라는 이청용은 한창 때에 비해 아쉽기만 하다. 이들이 측면을 헤집으며 골문으로 돌진하던 이근호의 공백을 메웠을 때 비로소 이란전의 승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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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재가 부상으로 낙마한 뒤 박주호가 재차 부름을 받은 왼쪽 측면 수비의 경쟁에선 윤석영이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수를 내세웠을 때의 가장 큰 메리트라면 아무래도 웬만한 측면 공격수 버금가는 공격력 아닐까. 앞으로 밀고 나가는 힘을 바탕으로 직선 돌파 후의 크로스에 능하고, 때로는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면서 박스 안팎에서의 직접 슈팅도 노릴 수 있다. 또, K리그와 올림픽을 거치며 수비에서의 안정감도 보완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덤으로 김보경-기성용-윤석영으로 이어지는 '홍명보호 삼각 체인'의 시너지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명쾌한 해답을 찾지 못한 오른쪽 측면 수비다. 그동안 오범석-최효진-신광훈-고요한을 차례로 시험했던 최강희 감독은 지난 레바논전에서 꺼내 들었던 오범석 카드의 복귀를 택했다. 2년 전, 남아공에서의 '메시 악몽'이 아직도 수식 어구로 붙어다니지만, 차두리가 당시의 폼을 고스란히 유지해 대표팀에 복귀하지 않는 이상 오범석의 복귀는 최선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기성용의 짝으로 김정우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과 같은 맥락일 터, 무엇보다도 3년 전 이란에서 승점 1점을 가져오던 당시의 일원이었다는 '경험'이 이번에도 귀중한 승점을 책임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홍의택 객원기자, 제대로 축구(http://blog.naver.com/russ1010)>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