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서 팽 당한 그들의 현재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10-09 10:19 | 최종수정 2012-10-09 10:19


◇대전 미드필더 노용훈. 사진제공=대전 시티즌

축구에서 흔히 쓰이는 단어 중 하나가 옥석가리기다. 수많은 이들 중 제대로 쓸 만한 선수를 찾는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한 번의 선택이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기도 한다. 선수층이 얇은 K-리그 시도민구단이라면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런 면에서 보면 강원FC의 2012년 옥석가리기 성과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남종현 강원 대표는 지난 7월 성적부진의 책임을 물어 감독과 코칭스태프로부터 전원 사직서를 받은 뒤 노용훈과 박태웅, 김은후 세 선수를 방출했다. 양자 합의에 의한 상호 계약 해지라는 꼬리표가 달렸지만, 결국 이들에게도 부진의 책임을 물은 것이다. 대전에서 데려온 노용훈은 강원 입단 6개월 만에 팀을 떠나야 하는 불운을 맞이했다. 함량미달 판정을 받은 이들은 그대로 K-리그에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보란듯이 재기했다. 노용훈은 친정팀 대전 시티즌으로 돌아가 기량을 다시 꽃피우고 있다. 8월 말부터 대전이 치른 5경기에서 4경기를 주전으로 나설 만큼 기량을 인정 받았다. 강원 입단 후 부상으로 컨디션을 찾지 못했으나, 방출 직전부터 회복세를 보이더니 대전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강원 시절 부진으로 비난을 받았던 박태웅은 수원 삼성에 입단해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름값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밀리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기량은 다른 선수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윤성효 감독의 판단이 작용했다. 지난 9월 15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서는 K-리그 데뷔 후 두 번째 공격포인트(도움)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은후는 내셔널리그 목포시청에 입단해 다음 시즌 K-리그 복귀를 노리고 있다. 강원에 앞서 청소년대표와 FC서울, 전북 현대를 거친 동안 기량을 눈여겨 본 일부 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과 팀의 궁합이라는게 존재하는 만큼 선수가 다른 팀에서 활약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후반기로 갈수록 스쿼드의 체력부담이 늘어나는 올 시즌 유용한 자원을 쉽게 내보냈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쉬울 법하다"고 지적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지난 9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수원 간의 2012년 K-리그 33라운드에서 박태웅이 전북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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