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고민, 스완지시티 스타일 EPL서 통하려면?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10-03 17:30


기성용. 사진캡처=스완지시티 홈페이지

2012~210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를 5대0으로 제압한 스완지시티. 2라운드에서 웨스트햄에 3대0 승, 3라운드에서 선덜랜드와 2대2로 비기며 시즌 초반 2위에 오르는 등 스완지시티는 EPL에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처럼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패싱 축구를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스완셀로나'에 걸맞는 활약이었다. '패싱 축구의 신봉자' 브랜던 로저스 감독 시절부터 시작된 스완지시티의 패싱 축구는 올시즌 스페인 축구에서 잔뼈가 굵은 미카엘 라우드럽 신임 감독과 함께 EPL에 뿌리를 내리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스토크시티에 0대2로 패하는 등 리그 3경기에서 무득점 속에 3연패를 당하자 거칠기로 유명한 EPL에서 패싱축구가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순위는 11위까지 추락했다. 이에 패싱 축구에 매료돼 올여름 스완지시티 유니폼을 입은 기성용(23)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리그 2경기에 연속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승리의 달콤함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2일(한국시각) 스완지시티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스완지시티가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을 사랑한다. 스완지시티에서 몇 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점점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알아가고 있다"고 패싱 축구에 대한 애정을 보이면서도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가 득점없이 3연패했다는 것은 분명 실망스럽다. 특히 피지컬을 앞세운 스토크시티 같은 팀에게 패했다.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길게 공을 넣어주는 플레이에 우리가 잘 대처하지 못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기술을 중시하는 스완지시티의 축구가 힘을 앞세운 EPL 팀들에게 고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동시에 스완지시티 패싱 축구의 중심이 돼야 할 그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기성용의 부친 기영옥 광주시축구협회장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리그에서 처음에 몇 경기는 패싱 축구가 통했다. 하지만 이제 상대팀들이 패턴을 모두 읽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피지컬을 앞세운 팀들을 상대할 때는 수비진이 같이 피지컬로 맞서줘야 한다. 스완지시티 선수들이 EPL의 많은 팀들을 상대하려면 패싱과 피지컬이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희망은 존재한다. 시즌은 길다.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기성용은 "아직 리그 경기들이 많이 남았다. 앞으로 우리팀이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분석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완지시티는 6일 안방에서 리그 19위로 처진 레딩과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기성용은 "우리는 자신감을 되찾을 만한 승리가 필요하다. 더이상 홈경기에서 지면 안된다. 레딩전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자신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첫 승을 노리고 있다. 동시에 패싱축구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의 축구가 EPL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불식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도 맡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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