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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감독의 심리전, 판 페르시-루니 시너지 효과 깨웠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10-03 15:15


1+1=2다. 하지만 축구에서는 이 기본적인 공식이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1+1이 2보다 적은 경우가 허다하다. 시너지 효과가 아닌 링겔만 효과(개인의 수가 늘어갈수록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떨어지는 현상) 때문이다.

맨유는 올 시즌 초반 링겔만 효과에 고전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1위인 로빈 판 페르시를 아스널에서 데려왔다. 득점 랭킹 2위였던 웨인 루니와 더불어 최강 투톱을 형성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둘은 공존하지 못했다. 에버턴과의 1라운드에서 판 페르시와 루니의 동선이 겹쳤다. 서로 골 욕심을 부렸다. 창 끝은 무디어졌다. 0대1로 졌다. 2라운드 풀럼전에서는 루니가 다쳤다. EPL 최강 투톱 라인은 물거품이 됐다. 루니의 빈자리는 가가와 신지가 메웠다. 예리함이 떨어졌다.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판 페르시와 루니 투톱의 시너지 효과를 되찾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됐다.

3일 새벽(한국시각) 판 페르시-루니 투톱은 달라졌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 맨유는 루마니아 클루지에 있는 CFR스타디움에어 열린 클루지와의 2012~201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2차전 원정 경기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두었다. 2골 모두 루니가 만들고 판 페르시가 마무리했다.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29분 루니의 프리킥을 로빈 판 페르시가 선제골로 만들었다. 후반 4분 다시 판 페르시-루니 콤비가 빛났다. 루니의 패스를 받은 판 페르시가 감각적인 왼발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퍼거슨 감독이 감행한 루니 길들이기 효과였다. 퍼거슨 감독은 언론에다 대고 "더 이상 루니가 맨유의 넘버원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대니 웰벡 등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존심이 상한 루니는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경쟁이 심하다"고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루니는 팀의 주연이 아닌 조연 역할에 철저하게 집중했다. 2선에서 패스를 집어넣으며 찬스를 만들어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두 번째 골은 환상적이었다. 루니가 훌륭한 패스를 했다. 루니와 판 페르시가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면 승부를 바꿀 수 있다"고 기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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