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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파 첫 골' 손흥민, 올 시즌은 다르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9-17 12:14


독일 분데스리가 함브르크SV의 손흥민(왼쪽)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피스컵 수원' 국제클럽 축구대회 네덜란드 에레비디지 흐로닝언과의 경기에서 상대를 제치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피스컵 조직위원회 제공>

그동안 손흥민(20·함부르크)은 유망주였다. '슈퍼탤런트'라는 별명에서도 살짝 엿볼 수 있다. 재능을 뜻하는 '탤런트'에 무게 중심이 실려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성인 무대에 데뷔했던 2010~2011시즌 손흥민은 14경기에 나와 3골을 넣었다. 2011~2012시즌에는 30경기에서 5골을 넣었다. 어린 나이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는 유럽의 빅리그에서 뛰며 낸 성적에 많은 이들은 열광했다. 박지성(31·QPR)도 그 나이에는 일본 J-리그 교토퍼플상가에서 막 적응을 끝낸 풋내기에 불과했다.

함부르크도 손흥민을 아끼고 있다. 이적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 내 클럽들의 이적 제안이 물밀듯이 쇄도한다. 하지만 함부르크는 손흥민을 내줄 생각이 없다. 앞으로 함부르크를 이끌 재목으로 찍은 상태다.

손흥민이 이제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시기를 맞이했다. 올 시즌 손흥민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새벽(한국시각)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시즌 분데스리가 3라운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7분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코리언 해외파들 가운데 첫 득점이다.

손흥민이 올 시즌 비상을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두가지다. 첫번째는 정신적인 성숙이다. 그동안 손흥민은 성장통을 겪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끌던 A대표팀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1년 아시안컵에 참가했다. 하지만 이후 A대표팀에서 선배들에게 밀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친구들의 올림픽 동메달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열심히 운동에 매진했다. 어떠한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정신력을 기를 수 있었다.

두번째는 특급 도우미의 등장이다. 함부르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우여곡절 끝에 라파얼 판 데르 파르트(29)를 데려왔다. 판 데르 파르트는 득점력뿐만 아니라 패싱력도 갖춘 만능 미드필더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함부르크에서 뛰며 74경기 29골-10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와 토트넘을 거쳐 다시 함부르크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판 데르 파르트는 토트넘에서 모두 35경기에 나와 13골-8도움을 기록했다.

프랑크푸르트전에서도 날카로운 스루 패스로 손흥민의 골을 도왔다. 독일 언론도 판 데르 파르트와 손흥민의 호흡을 호흡을 칭찬했다. 슈피겔 온라인은 '손흥민이 판 데르 파르트의 패스를 받아 곡선으로 돌면서 프랑크푸르트 골키퍼 트랍을 제치고 골을 넣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판 데르 파르트는 손흥민에게 좋은 멘토가 될 수 있다. 손흥민은 2010~2011시즌 베테랑 뤼트 판 니스텔로이로부터 프로 생활의 자세와 기술적인 부분들을 배웠다. 판 데르 파르트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그의 경험과 조언은 손흥민을 살찌우게 할 것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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