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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스케치]FC서울 라이벌 수원을 머릿속에서 지우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9-06 17:16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을 선택한 FC서울, 선수들의 표정이 밝았다. 입가에도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선두를 지켰고, 우승에 가장 근접해 있다. 하지만 수원 얘기만 나오면 표정이 바뀌었다. 연패보다 더 큰 아픔은 수원전 5경기 연속 무득점에 시달리고 있는 치욕적인 현실이다. 남은 14경기 가운데 수원과 두 번 더 맞닥뜨려야 한다. 수원전 결과에 따라 한 해 농사의 끝이 달라질 수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겠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탈 수원' 전략을 채택했다. 어차피 승점 차가 11점이나 벌어져 있는 만큼 수원에 말릴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다. 분위기 싸움의 덫에서 자유로워져야 징크스도 깰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연승, 연패가 가져온 두 팀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다. 수원은 홀가분하게 경기를 운영했고, 서울은 부담이 지울 수 없었다. 최 감독은 수원만 만나면 늘 복수를 얘기했다. 달라졌다.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 경기에서 이기려고 발악을 해도 안되더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이 독이 됐다. 10월 3일 원정에선 일단 연패를 끊는 게 중요하다. 한 골만 들어가도 만족할 것이다. 11월 4일 우리 홈에서 결정적일 때 잡으면 된다."


훈련 강도가 상상을 초월했다. 이젠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한 순간의 오판에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의 훈련을 통해 실수를 줄이기 위한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서울은 16일 부산과 첫 일전을 치른다. 포항→울산→수원→경남→제주→전북전이 차례로 기다리고 있다.

쫓기는 입장이다. 시작이 반이다. 최 감독은 선두 수성의 분수령은 수원전이 아닌 부산, 포항, 울산, 스플릿시스템의 초반 3연전이라고 했다. '승점 몇 점이면 우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질문을 불쑥 던졌다. 돌아온 대답이 귓가를 의심케 했다. 그는 K-리그 지도자 중 가장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지도자다. 전체 프로축구판의 흥행을 위해 도발도 멈추지 않는다. 진중했다. "일단 내 승점 목표는 67점이다. 그 다음의 목표는 70점이 될 것이다."

자신감은 숨기지 않았다. 선수들을 믿었다. 최 감독은 "내가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어떤 경기를 해야하는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경기 내용이 좋다고 해도 승점 3점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이기는 것이 선수들의 DNA에 들어가 있다. 신뢰가 형성돼 있어 쉽게 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은 2년 전 10년 만의 K-리그 챔피언 찬가를 불렀다. 지난해에는 6강 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좌절했다. 지난해의 아픔은 없다. 스플릿시스템을 앞두고 2010년 우승멤버 삼총사(김치우 최효진 이종민)가 군에서 제대해 복귀한다. 전력이 두터워졌다. 옆집, 아랫집, 다른 팀에 눈을 돌릴 필요는 없단다. '서울의 길', 최 감독과 선수들이 믿고 있는 '챔피언 로드'였다.
춘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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